나로 다시 살아보기

고통으로부터 나온 글들

by suminha

하루의 반은 타인을 위해 살고 나머지 반은 나를 위해 산다.


오랫동안 하루의 대부분을 타인을 위해 살아보고

내가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말았다

내 소중한 시간들, 감정들.

나에게 주어졌던 그것들은 나를 위한 것이었는데

나는 버림받는 게 두려워서

남을 위해 그것들을 아낌없이 써버렸다.

내 안에 어떤 구멍이 생긴지도 모른 채로.

그 구멍은 점점 커지고 커져

어느 순간 드러났다.

그리고 나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었다.

한동안.

나는 그 어두운 구멍 속에서

고립된 채 내 잘못들을 깨달았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들도.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또 지나고

나는 나를 위한 시간들을 조금씩 늘려갔다.

조용히 나와 함께하는 시간을.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들을 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죄책감에 시달릴 때도 많았지만

그래도 나를 위한 시간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런 시간들을 보내면서

내 안의 구멍은 점점 작아지고 있다.

이제는 삶이 있는 그대로

괜찮다는 생각과 느낌이 자주 든다.

그리고 타인을 위한 시간도

즐겁게 낼 수 있고

함께 즐겁게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나를 제대로 봐주고

돌보는 시간이 꼭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이건 내 인생이니까.

내게 주어진 시간이니까.


나는 우선 나를 위해 살아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겨울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