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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내 인생을 바꾼 친구의 말

by 다니엘

오랜 친구 녀석에게 카톡이 왔다. 서로 연락한 지도 벌써 한두 해가 지난 터였다.



"잘 지내냐? 브런치에서 네 글 봤다."


엥? 내 브런치 글을 봤다고?


특별히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가까운 친구가 글을 봤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 덕에 한동안 쓰지 못했던 블로그 글을 다시 쓰고 있다.



친구는 고교 시절 가장 가까운 친구였다.


특히 대화의 코드가 잘 맞는 친구였다. 아마도 둘 다 진지한 성격이라 더 그랬던 것 같다.


이 친구가 해준 말이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다.


그날도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우리는 여느 때처럼 이런저런 주제로 수다를 떨고 있었다.


"너는 나중에 좋은 리더가 될 것 같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

"경청할 줄 알거든. 다른 사람이 편하게 얘기하게 해 주고."


당시 내가 생각하는 리더는 카리스마 있고 말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내가 경청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인식하지 못했다.


어쩌면 그때부터 비로소 경청하는 사람이 되었을지 모른다.


회사에서 팀을 꾸렸을 때, 그리고 창업하고 지금까지 오면서 자주 들었던 피드백은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상사 또는 리더'라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내 인생을 바꾼 친구의 말'이라고 좀 거창하게 부제를 붙였지만, 친구가 했던 말은 분명 내 인생 곳곳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나조차 알지 못했던 나의 한 면을 알아봐 준 친구에게, 그리고 그것을 장점이라고 얘기해 준 친구에게 낯간지러워 말로는 하지 못했던 감사의 말을 전한다.


비록 사는 지역도, 일하는 분야도 다르고, 서로 아이들 키우느라 자주 보거나 연락도 못하지만, 오랜만에 툭 보낸 카톡 하나에 함께했던 추억이 영화처럼 펼쳐지게 만드는 것이 친구의 힘인가 싶다.


조만간 맥주라도 한 잔 하며 회포를 풀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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