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바꾼 친구의 말
오랜 친구 녀석에게 카톡이 왔다. 서로 연락한 지도 벌써 한두 해가 지난 터였다.
엥? 내 브런치 글을 봤다고?
특별히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가까운 친구가 글을 봤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 덕에 한동안 쓰지 못했던 블로그 글을 다시 쓰고 있다.
특히 대화의 코드가 잘 맞는 친구였다. 아마도 둘 다 진지한 성격이라 더 그랬던 것 같다.
이 친구가 해준 말이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다.
그날도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우리는 여느 때처럼 이런저런 주제로 수다를 떨고 있었다.
"너는 나중에 좋은 리더가 될 것 같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
"경청할 줄 알거든. 다른 사람이 편하게 얘기하게 해 주고."
당시 내가 생각하는 리더는 카리스마 있고 말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내가 경청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인식하지 못했다.
회사에서 팀을 꾸렸을 때, 그리고 창업하고 지금까지 오면서 자주 들었던 피드백은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상사 또는 리더'라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내 인생을 바꾼 친구의 말'이라고 좀 거창하게 부제를 붙였지만, 친구가 했던 말은 분명 내 인생 곳곳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나조차 알지 못했던 나의 한 면을 알아봐 준 친구에게, 그리고 그것을 장점이라고 얘기해 준 친구에게 낯간지러워 말로는 하지 못했던 감사의 말을 전한다.
비록 사는 지역도, 일하는 분야도 다르고, 서로 아이들 키우느라 자주 보거나 연락도 못하지만, 오랜만에 툭 보낸 카톡 하나에 함께했던 추억이 영화처럼 펼쳐지게 만드는 것이 친구의 힘인가 싶다.
조만간 맥주라도 한 잔 하며 회포를 풀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