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포르투갈-스페인) 1편
여행을 가기로 마음먹게 된건 간단하다.
학교 장학 공지사항에 팀을 구성하여 계획표를 작성해서 선발된 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 장학금을 준단다.
이걸 누가 마다하겠는가? 심심하던 찰나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같이갈 팀을 구했다.
첫번째 구한팀은 이미 나를 제외하고
3명이 모여있는 상태였던지,
어느정도 질문을 준비해놓고 약속을잡아서
학교 근처 커피숍에서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순례길도 종류가 굉장히많고, 순례길이 끝난 후에도 자유여행을 갈 수 있었기에 어떤길을 가고싶고,
어떤 여행지를 추가로 더 가고싶냐,
팀 여행시 트러블이 생길 수 있는데
그때 어떻게 대처 하실거냐 등의
질문을 받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사실 아무런 생각이없었다. 그냥 가고싶었다.
"그래서 다 좋습니다. 워낙에 잘 맞추는 성격이라 트러블날 생각안하셔도됩니다. " 와 같은
무책임하고 줏대없는 답변만 늘어놓았다.
면접(?) 결과는 "죄송합니다.. 다른분이랑 가기로 결정이 났어요" 라고 왔었나...
'에이 뭔 여행이냐 빨리 먹고 살 길이나 찾아봐야지' 하며 그냥저냥 큰 성과 없는 하루하루가 흘러가다,
불현듯 뭔가 이건 다시 해봐야 할 것 같은 느낌, 시도라도 안해보면 후회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내가 팀을만들자! 하고 학교 게시판에 글을 올렸고, 한 친구의 쪽지가 한통왔다.
그렇게 나머지 두명을 어찌어찌 구하고, 계획서를 짜고, 팀명을 정하고, ppt를 만들어
부랴부랴 일주일만에
팀 모집과 계획을 짠 상태로 장학계획을 올렸다.
그렇게 또 별 기대 없이 지극히 일상적인 일상을 보내다 어느날 문자가 왔다
합격이었다.... 메말라가던 가뭄같은 내 학교생활에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었다.
그렇게 학교에서 150만원. 거의 한국에서 스페인까지 왕복 비행기값 정도의 장학금을 받고
내 인생 첫 출국이 정해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솔직히 큰 기대와 환상은 없었다.
어떠한 일들이 나의 내면과 외면에 벌어질지 어떠한 예측도 하지못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