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포르투갈-스페인길) 3편
빨간색 지붕이 특징인 포르투갈 건물들은 정말 숨 막히게 아름다웠다.
사실 여행을 오기 전에는 풍경에 대한 큰 기대는 없었던 것 같다.
'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사진, 영상과 큰 차이가 있을까?' 아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 달랐다. 길거리를 배회하고 있으니, 비행기에서 읽은 파우스트의 한 구절이 생각났다.
'멈추어라 너 정말 아름답구나!!!'
눈에 비치는 모든 것들은 포르토의 적당히 따스한 날씨와, 높지 않은 습도, 눈부신 태양과 여러 사람들의 잡음, 그리고 길거리의 음악소리와 조화를 이루며 내 감각을 곤두세웠고
웃는 게 어색했던 나에게 자연스러운 미소를 짓게 만들어줬다.
대성당은 말도 안 되게 화려한 조형물들로 가득 차 있었다.
시각적 황홀함이 어느 정도 가시자 든 감정은
'옛날 사람들이 아무런 목적, 의지 없이 이렇게 정교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을 지을 수 있었을까?'
하는 경외감이었다. 큰 어려움이 따르는 복잡한 일을 끝까지 이뤄낼 때는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낼 수 있는 무형의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 이 건축물도 마찬가지로 아무런 의지 없이 만들 수 있는 단순한 결과물로는 보이지 않았다. 직접 눈으로 보니 더욱 경건해지는 순간이었다.
눈뿐만 아니라 귀도 즐거웠다.
두 연주자가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합을 맞추는데, 그들의 스텝, 몸의 들썩임에 새어 나오는 흥은
어떠한 말로도 표현할 수없었지만,
해석할 필요도 없었고
그저 리듬에 몸을 맡겨 즐기라는 듯이
나에게 손을 내밀어 줬다.
그다음 우리의 발걸음이 닿은 곳은 '렐루 서점'이다.
해리포터의 작가가 글을 쓸 때 영감을 받은 장소로 알려져 있는데,
이곳에는 그 때문인지, 수많은 해리포터 책들이 진열되어있었다.
밤 풍경 또한 너무 아름다웠다. 이 날 밤은 문득 혼자 강가를 거닐고 싶은 생각에 같이 여행온 친구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혼자 남은 와인 한 병을 들고 강가를 거닐며 생각에 잠기었는데,
이때든 생각을 강가에서 글로 적었다. 사랑의 관한 나의 고민이었다.
사랑에 관하여.
무릇 사랑이란 고통으로부터의 도피의 형태로도, 한 개인이 섬기는 우상의 형태로도,
그 외 수많은 형태로도 찾아와 그 모습을 변모하기에,
이성으로 설명하기엔 너무나 복잡한 형태로 한 인간을 뒤집어놓는다.
그런데 이 복잡한 것을 조약 한 내 정신으로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훗날 어설프게 순서대로 정돈되어진다고 해도
그때도 사랑이라 불릴 수 있을까?
여전히 뜨겁게 불타고 있을까?
-포르토를 추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