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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NIQUE한변 May 22. 2024

길을 잘못 들었을 때의 좋은 자세는? 빠른 전환

늦었다고 생각할 때 진짜 늦은 것

길을 가다가 

‘어? 이 길이 아닌 것 같은데?’

라는 싸한 느낌을 받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때 나의 뇌리를 스치는 감에 따라 내비게이션을 다시 보면 바로 목적지로 방향을 틀 수 있다. 그런데 내가 처음 했던 생각이 옳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 결국엔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고 이쪽으로 가더라도 별 일이 없을 것이라는 자기 위안을 하면서 계속 가다 보면 뒤늦게 알게 된다. 생각보다 돌아가야 할 길이 험하고 멀다는 것을...

길을 잘못 들었을 때의 좋은 자세는? 빠른 방향 전환


변호사로서 각종 징계를 담담하는 위원회의 회의에 참여하게 되는 일이 많다. 대상이 학생이면 학교폭력위원회나 지역교권보호위원회가 되는 것이고 직장인이면 징계위원회이다. 이런 위원회는 작은 사법기관이다. 피해자가 주장하는 사실관계가 있었는지를 진술이나 자료를 통해 판단하고 가해자(또는 침해자)에게 어떠한 처분을 내리는 것이 적당한지를 논의한다. 사실 관계가 다소 왜곡되거나 과장되었을 수는 있지만 많은 경우에 피해자가 주장하는 내용의 사건이 있었다고 판단된다. 그러면 가해자의 진술이나 태도가 중요한데 위원회에 나와서도 가해자는 자신의 행동의 잘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 탓을 하거나 변명으로 일관하는 모습이 많다. 자신이 하지 않은 것을 인정하여서는 안되지만 여러 증거와 정황으로 인정될 만한 일이라면 사안을 부인만 하는 태도는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성범죄를 변호하는 형사 재판을 할 때 중요한 것은 아무리 피고인이 사건을 부인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와 합의를 하도록 권유하고 합의가 되도록 노력을 하는 것이다. 성범죄가 없었다고 ‘부인’을 하는데 합의를 시도한다는 것이 일견 범죄를 ‘인정’ 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어서 모순되어 보인다. 그런데 수많은 형사 사건을 해 온 변호인의 입장에서 무죄를 주장하더라도 합의가 전제되는 것이 안전하다. 판단의 미묘한 줄다리기 선에서 진짜 잘못을 했든 안 했든 피해를 회복시키려는 가해자의 노력과 진지한 반성의 태도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범죄가 인정된다면 형량을 정할 때 감경요소이므로 더더욱 그렇다. 

미안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고 생각이 들 때는? 빠른 사과 


가수 김호중의 음주 뺑소니 혐의 사건을 보면서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진짜 늦은 것’이라는 말이 새삼 다가왔다. 처음부터 잘못된 판단으로 들어선 길에서 느낌이 싸할 때 바로 돌아섰어야 하는데 그대로 가다가 뒤늦게 유턴을 한 모양새다. 대중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남에게 피해를 주고도 잘되거나 그로 인해 많은 수입을 얻는 것은 안된다는 사회적 인식과 공감대가 있다. 인터넷과 SNS로 실시간 모든 정보가 공유되고 CCTV나 지나가던 차량의 블랙박스로도 많은 사실들이 밝혀진다. 얼굴이 알려진 사람에 대해 세상이 바라보는 도덕적 관점이 상향되었다. 길을 잘못 들어섰을 때는 바로 전환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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