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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본이 Apr 18. 2024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이곳까지 와주셔서 영광이에요.


브런치스토리에 작가 신청을 할 때 통과가 안 될 수도 있다는 걸 이미 신청을 하고 난 후에 알아버려서 얼마나 조마조마하면서 기다렸는지 모른다. 다행히 한 번에 통과가 돼서 이렇게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어떤 글을 첫 게시글로 올려야 하나 고민하다가 나를 아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를 모르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으니 나를 소개하는 글을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작가 심사를 신청할 때 보낸 2년 전에 쓴 자기소개서를 올려봅니다.

(아직까지 이보다 더 나은 나를 소개하는 글을 쓰지 못했기 때문에...ㅎㅎ)


언제가 정말 참여하고 싶은 워크숍에서 자기소개서와 본인의 강점과 약점에 관해서 써서 내라고 했다.

내 이름, 나이, 사는 곳을 빼고 나에 대해서 뭘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서 참 막막했었다.

그런데 한 번쯤은 겉으로만 화려하게 포장한 자기소개 말고 조금은 초라해 보일지라고 진심이 담긴 자기소개서를 써보고 싶었다.


자기소개(당신은 누구인가요? 어떤 사람인가요?)

아직도 "당신은 누구인가요? 어떤 사람인가요?"라는 질문에 숨이 턱 막히는 것을 보면 저는 제가 누구인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라는 사람이 궁금해서, 계속 질문을 던지는 연극을 하고 연기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찾은 저 김본이라는 사람은 이렇습니다.

많이들 한글이름인지 물어보는데 저는 근본 본 자에 이로울 이자 한자를 사용합니다.

부모님이 근본이 이로운 아이로 살라고 지어주셨습니다.

곡성에서 살다가 20살에 상경해서 5년째 연극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물론 부푼 꿈을 안고 처음 연극을 시작했을 때와는 다르게 현실적인 부분에 치여서 지칠 때도 있지만 여전히 연극의 매력에 매료되어서 헤어나지 못하고 그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운동을 좋아해서 스포츠클라이밍을 몇 년 동안 하다가 얼마 전부터 크로스핏을 시작했습니다. 체육관에 가서 1시간 동안 극기훈련을 받고 나면 "나는 왜 돈 주고 이 고통을 사는가" 하고 생각하지만 그 시간 동안 열심히 운동을 하고 나면 자기 효능감이 상승하는 걸 느낄 수 있어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채식을 합니다.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영향으로 고기를 안 먹었지만 자아가 생긴 후부터는 제가 선택해서 채식인이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우연히 공장식 축산업으로 고기가 생산되는 과정을 보고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 중, 고등학교 때 친구들 따라 고기를 먹었는데 치킨과 돈가스는 정말 맛있는 음식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도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자연스럽게 다시 고기를 먹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다른 생명을 죽여서까지 제 생명을 영위한다는 건 너무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하고,  또한 고기소비는 한 인간으로서 책임질 수 없이 많은 생명들에게 해를 끼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올해 저는 전문성과 경쟁력이라는 키워드에 꽂혀있습니다.

이전에 연극을 할 때는 경험하고 배운다는 태도로 공연을 했었던 거 같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꽤 흐르고 앞으로 계속 연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그럼 나의 전문성과 경쟁력은 뭐지?" 하는 고민을 하게 된 거 같습니다.

뭐 아직도 그렇다 할 해답을 찾지는 못하고 계속 물음표만 가지고 찾아가고 있습니다.


강점과 약점(잘하는 것과 조금 더 발전시키고 싶은 것)

제 강점은 호기심이 많은 겁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함께 생각을 공유하며 내가 몰랐던 세계를 알아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물론 처음 시도하는 일들은 망설여지고 두렵기 마련입니다. 저 또한 두렵습니다. 하지만 그 두려움 뒤에 따라올 즐거움을 더 기대하고 상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호기심 많고 거침없는 성향 덕분에 정말 많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경험했습니다.

무용, 외국어, 작가, 연출, 배우, 기술 스태프 등등 궁금하고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봤습니다.

그런데 이 부작용으로 요즘 "너의 포지션은 뭐야?" , " 네가 하고 싶은 게 뭐야?"라는 질문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강점이 어느 순간부터 약점으로 작용하기 시작한 거 같습니다. 아마 특출 나게 잘하는 게 없는 데 이것저것 할 줄 아는 게 약점인 것 같습니다.

줏대 없어 보일지라도 저는 모든 배움은 결국 한 곳에 모여서 제 삶에서 피가 되고 살이 될 것이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제가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약점으로 치부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강점으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어쩌다 보니 2년이나 흘러버린 내 자기소개서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연극을 하고 있지도 나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찾지도 나의 애매모한 강점을 더 발전시키지도 못했지만 그럼에도 잘(?) 살아가고 있다.

그것도 뉴질랜드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곳에 온 지 이제 3주 차가 되었고 어찌어찌 버티고 있는데 언제쯤 버티지 않고 자연스럽게 살아갈지 궁금하다.

그래서 뉴질랜드에서 버티고 있는 김씩씩뿌뜻똑순이의 생존기 많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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