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일은 없다
벌써 한국어 강사로 활동한 지 3주가 되었다. 3주 동안 자잘하게 많은 일들이 있었다. 오늘은 시범 수업 노쇼까지 당해봤으니 웬만한 건 다 겪은 거 같다. 이 분은 안 올 줄 알았다. 수업을 예약해 줘서 감사 인사 메시지를 보냈는데 답장이 없었다. 결제가 되었는지 모르는 건가.
첫 단추
preply 사이트에서 한국어 강사가 되기 위해서는 프로필 등록을 해야 한다. 프로필 등록에는 나의 수업 방향을 작성하고 영상 하나를 첨부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하나 막막했는데 다른 분들이 올려두신 영상을 보고 감을 잡았다. 수정도 할 수 있기에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않았다. 당연히 한 번에 통과될 줄 알았는데 실패했다. 그 이유는 프로필 사진에 머리 부분이 전부 나오지 않아서다.. 제대로 주의사항을 확인하지 않아서 2-3일 정도 미뤄졌다. 결과가 일주일 정도 걸리는 줄 알았는데 거의 바로 다음날에 메일로 안내가 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봤던 건데 다행이었다. 하루라도 빨리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허둥지둥한 첫 걸음
아무것도 아닌 내 수업에 누가 들어올까.. 했는데 신규 튜터를 밀어주는 알고리즘이 있어서 그런지 꽤나 많은 학생들이 문의가 왔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문의를 하는 분들 중에 내 수업을 등록하실 확률은 더 낮았다. 그래서 가끔 허무할 때가 있다. 열심히 상담해 줬는데 갑자기 잠수를 타버리곤 한다,,, 이유는 모르겠다. 더 좋은 강사를 찾았겠지. 아무런 질문도 없이 등록해 준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 그리고 처음에는 '레슨 예약을 시작했지만 결제를 완료하지 않았습니다.' 메시지가 오는 걸 보고 학생이 예약은 했지만 결제를 까먹고 안 해서 내가 학생에게 말해줘야 하는 상황인 줄 알았다. 그래서 요청 메시지를 보냈는데 알고 보니 고민 중이니 이야기해봐라는 뜻이었다.. 쪽팔림은 나의 몫. 한 명에게만 요청 메시지를 보내서 다행이었다.
3주간의 상황
처음 수업은 허둥지둥 돼서 말아먹었는데 너무 착하게 다 받아준 학생이어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수업을 등록한다고 했지만 등록하지 않았다,, 내가 그 학생이었어도 안 했을 거 같다. 토픽을 준비하고 싶은 친구였는데 지금 드는 생각은 '안 돼서 다행이다' 생각이 든다. 회화 수업이 나랑 더 맞는 거 같다. 토픽 수업은 전문적이신 분들에게 맞기는 게 서로에게 좋을 거 같다. 두 번째 학생은 큰손이었다. 나랑 시범수업 끝나고 바로 40회나 끊어버렸다. 잘못 본 줄 알았다. 내가 그렇게 마음에 들었나...? 첫 번째 학생과 너무 극과 극의 반응이어서 놀랐다. 이유를 물어보고 싶은데 아직 못 물어봤다. 어쩌면 그 친구는 똑똑한 걸 지도 모른다. 40회나 끊어버려서 더 잘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그 친구의 요구 사항을 맞춰주려고 최대한 노력해서 최고의 방법을 찾았다. 그리고 덕분에 다른 분들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알게 되었다. 여러모로 고마운 분이다. 거의 5-6개월 동안 나의 수업을 듣는 거여서 한 달에 큰돈은 아니지만 안정된 소소한 용돈벌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이후로 다른 분들은 4회 정도 끊으셨다. 40회 끊으신 분이 특이한 경우이므로 또 그런 분이 나타나길 기대하면 안 될 거 같다.
신규 튜터를 밀어주는 알고리즘이 끝났는지 트라이얼 수업이나 문의가 예전처럼 들어오지 않고 있다. 한 달에 20-30만 원은 벌고 싶었는데 이번달은 무리일 거 같다. 프리랜서의 삶은 쉽지가 않다. 누군가의 마음을 얻어내야 한다. 그렇지만 내가 직접 수업을 이끌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이야기할 수 있어서 재미있다. 외국인들이 여러 가지 다양한 이유로 한국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점도 흥미롭고 애국자가 된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