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가 서비스 기업을 소프트웨어처럼 만들겠다는데요
TaPick #085
1. 최근 VC들이 전통적으로 노동 집약적이었던 서비스 산업에 AI를 들이밀어서 소프트웨어 수준의 높은 마진을 뽑아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새로운 돈 버는 수단을 찾아낸 걸까요? 전략은 간단합니다.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가진 성숙한 서비스 기업을 인수하고, AI로 업무를 자동화해서 마진을 개선한 다음, 그 돈으로 같은 업종의 다른 기업들을 계속 사들이는 롤업 방식이죠. 이 움직임을 주도하는 제너럴 카탈리스트는 최근 모금한 자금 중 15억 달러를 이 전략에 할당했고, 법률 서비스부터 IT 관리까지 7개 산업에 투자하며 20개 분야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2. 숫자로 보면 꽤 매력적인 이야기예요. 제너럴 카탈리스트의 마크 바르가바는 전 세계 서비스 산업이 연간 16조 달러 규모인 반면 소프트웨어 시장은 1조 달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소프트웨어의 매력은 규모가 커질수록 한계 비용은 거의 없으면서 한계 수익은 엄청나게 커진다는 점이죠. 그런데 만약 서비스 기업의 업무를 AI로 30-50% 자동화할 수 있다면, 심지어 콜센터는 70%까지 자동화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수학적으로는 정말 달콤한 계산이 나옵니다. 실제 사례도 있어요. 타이탄 MSP는 IT 서비스 기업 업무의 38%를 자동화하는 데 성공했고, 유디아는 셰브론이나 스트라이프 같은 대기업에 AI 기반 고정 요금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3. 하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복잡한 것 같아요. 스탠퍼드 소셜 미디어 연구소와 베터업 랩스가 1,150명의 정규직 직원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가 워크슬롭이라는 새로운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워크슬롭은 AI가 만든 결과물인데, 겉보기엔 그럴듯해 보이지만 내용이 부실해서 동료들에게 추가 업무를 떠넘기는 현상이에요. 직원들은 각 워크슬롭 사례를 처리하는 데 평균 2시간을 소모한다고 답했는데, 내용을 해석하고 재검토 여부를 결정하고 종종 직접 수정까지 해야 하거든요. 연구진은 이것이 1인당 월 186달러의 보이지 않는 세금을 부과한다고 추정했습니다. 1만 명 규모 조직이라면 연간 900만 달러 이상의 생산성 손실이 발생한다는 계산이 나와요.
4. 여러 VC들은 이런 지적에 오히려 자신들의 전략이 옳다는 증거라고 반박합니다. AI를 제대로 구현하는 게 어렵다는 점이 오히려 기회를 보여준다고 주장했어요. 포춘 100대 기업들이 컨설팅 회사를 불러서 AI를 대충 적용하거나 오픈AI와 계약만 맺는다고 해서 사업이 혁신되는 게 아니라는 거죠. 다양한 AI 모델의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고, 어떤 모델이 어떤 분야에 적합한지 알며, 소프트웨어로 제대로 구현할 줄 아는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바로 그 복잡성 때문에 처음부터 AI 전문가와 산업 전문가를 짝지어 기업을 구축하는 자신들의 전략이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5. 문제는 워크슬롭이 이 전략의 핵심 경제성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는 점입니다. AI 효율성 이론대로 인력을 감축하면 AI 오류를 포착하고 수정할 사람이 줄어들고, 반대로 기존 인력 규모를 유지하면 VC가 기대하는 막대한 마진 상승이가 실현되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의 속도를 늦추려면 연구 보고서 한두 개로는 부족하다는 게 현실이죠. 제너럴 카탈리스트는 자신들의 기업이 이미 기존 현금 흐름을 가진 기업을 인수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수익을 내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수년간 적자를 내는 고성장 스타트업을 지원하던 전통적 방식과는 다르다는 거예요. 효율과 비효율, 어떤 것에 무게추가 기울 지 주목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https://techcrunch.com/2025/09/28/the-ai-services-transformation-may-be-harder-than-vcs-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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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쉴러, 상층 갑판(Upper Deck), 19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