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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TaPick

실리콘밸리와 서울이 치킨집에서 만나다

TaPick #090

by 팀어바웃

1. 젠슨 황, 이재용, 정의선. 이 세 사람이 한자리에 모였다고 하면 어디를 떠올리시나요? 호텔 비즈니스 라운지? 고급 레스토랑? 아니면 누군가의 회장실? 그런데 이들이 선택한 장소는 놀랍게도 동네 치킨집이었습니다. 10월 30일 밤, 서울 강남의 한 깐부치킨 매장에서 전 세계 AI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세 거물이 치맥을 즐기며 대화를 나눴습니다. 정말 비현실적인 장면이었는데요.


2. 이 장면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의외의 장소'였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젠슨 황이 직접 '깐부'라는 단어의 의미를 물어봤고, 오징어 게임에서 유래한 '친한 친구'라는 뜻을 듣고는 이 장소를 택했다고 해요. 물론 이 모든 게 철저히 기획된 퍼포먼스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세계 반도체 산업의 절대 강자가 한국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깐부'라는 단어로 정의하고 싶어 했다는 메시지 자체죠. 실제로 젠슨 황은 행사 이후 엔비디아 직원 40명과 함께 다시 그곳을 찾았고, "JENSEN HUANG NVIDIA WAS HERE"라는 사인까지 남겼습니다.


3. 이런 파격적 만남의 배경에는 한국이 AI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독특한 위치가 있습니다. 한국은 더 이상 단순한 제조 기지나 소비 시장이 아니에요. 삼성의 HBM은 AI 칩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고, SK하이닉스와 함께 전 세계 HBM 시장의 95%를 장악하고 있죠. 현대차는 자율주행과 로보틱스로 AI의 실생활 적용을 선도하고 있고요. 엔비디아 입장에서 한국은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인 셈입니다. 더 나아가 이번 회동은 한국이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화두를 던집니다. 우리는 단순히 부품을 공급하고 기술을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AI 시대의 규칙을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가 될 수 있을까요?


4. 흥미로운 건 이 만남이 만들어낸 문화적 파급력입니다. 깐부치킨 매장들은 하루아침에 '성지'가 되어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고, 경쟁사 SNS 담당자는 "백날 기획해도 젠슨 황이 안 오면 소용없다"며 한탄하기도 했어요. 닭 물량이 모자라 일시적으로 영업을 중단하는 매장까지 나왔죠.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글로벌 테크 리더십이 어떻게 문화와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5. 이 치맥 회동은 AI 시대 비즈니스 문법의 변화를 상징합니다. 실리콘밸리의 '차고 창업' 신화가 서울에서는 '치킨집 미팅'으로 재해석되는 순간이었죠. 하지만 우리가 진짜 주목해야 할 건, 이런 퍼포먼스 너머에 있는 한국의 전략적 가치와 가능성입니다. AI 혁명의 한복판에서 한국이 단순한 조력자가 아닌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그 답은 우리가 어떤 '깐부'가 되느냐에 달려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https://www.sedaily.com/NewsView/2GZE5R4N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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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 물랭루즈에서(At the Moulin Rouge), 1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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