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트렌드 #9. 2024년 '실패'한 AI 광고 사례
최근 수많은 브랜드와 IT 기업들이 자사의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거나, 광고에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참신한 시도들이 항상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 것만은 아닌데요. 미국의 리서치 그룹 가트너의 니콜 그린(Nicole Greene) 부사장 겸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흐름에 대해 분석하며, 최근 광고 중 '실패한' AI 광고의 몇 가지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니콜 그린은 "올 여름, 사람들은 AI 광고의 쓰나미에 시달렸다"라고 말하며, "많은 광고들이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미래, 즉 인간미 없이 큐레이션된 콘텐츠만 제공되는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구글, 애플, 토이저러스의 광고 사례를 통해 AI와 관련된 광고를 만들 때, 모두가 생각해 보아야 할 지점에 대해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구글의 60초짜리 광고 '디어 시드니'는 한 소녀가 올림픽에 출전한 미국 육상 선수 시드니 매클로플린에게 팬레터를 보내려는데서 시작합니다. 소녀의 아빠는 구글의 제미나이에게 편지의 초안을 작성해달라고 말하며 소녀의 꿈과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를 동시에 응원합니다. 그러나 이 광고는 진정성 있는 인간의 노력을 AI가 대체한다는 점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으며, 구글은 해당 광고 프로모션을 며칠만에 내려야 했습니다.
미국의 분석 솔루션 기업 System1의 분석에 따르면, 이 광고는 크리에이티브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AI(제미나이)에 대한 언급이 등장하는 순간 시청자들의 부정적인 감정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지난 5월 릴리즈된 애플의 iPad Pro 광고 '크러쉬!'는 전통적인 창작 도구들을 파괴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iPad Pro의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기능을 강조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이 광고는 커뮤니티에서 큰 반발을 샀고, AI가 인간의 창의력을 대체하고야 말 것이라는 우려섞인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배우 휴 그랜트마저 이 광고를 두고 "인간 경험의 파괴"라고 SNS에서 언급했을 정도였는데요.
System1은 이 광고에 1.9점이라는 낮은 점수를 부여했으며, 많은 소비자들이 광고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결국 이 광고의 TV 송출이 취소되었으며, 애플은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토이저러스는 창업자 찰스 라자루스의 어린시절의 꿈을 활용한 브랜드 영상을 선보였습니다. OpenAI의 AI 동영상 제작 툴인 'Sora(소라)'를 활용해 제작된 이 영상은 토이저러스의 메시지를 잘 담아냈다는 일부 평가에도 불구하고, AI 도구의 윤리적 사용과 결과물의 품질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영국의 리서치 기업 칸타의 분석에 따르면, 이 광고는 영상 자체의 영향력과 장기적인 브랜드 구축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화제가 된 만큼의 구매 효과는 얻지 못했다고 합니다.
AI 기술을 활용한 광고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광고를 만들 수 있는데다, 크리에이티브, 창의성 측면에서 호평을 받기도 하지만 동시에 여러 우려와 부정적인 반응을 낳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AI 광고를 위해서는 첨단 기술의 측면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아니라 인간적인 연결과 감성, 그리고 브랜드의 진정성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합니다. 결국 기술이 발전할 수록 AI 광고도 계속해서 늘어나겠지만, 그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우려와 기대를 한층 더 깊이 살펴야 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