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ware of Awareness Jun 28. 2024

관찰하면 변화할 수 있다.

알아차리되 억누르지 마라.

어느 인디언 소년이 추장에게 물어봤다. 

“우리 마음에는 무엇이 있나요?" 

"우리 마음에는 선한 늑대와 악한 늑대가 있단다." 

"그럼 어느 늑대가 더 강해요?"

"네가 먹이를 주는 쪽이 더 강해진다."


우리는 늘 마음속 늑대에게 먹이를 준다. 문제는 어느 늑대에게 먹이를 주는지 인식하지 못함에 있다. 의식 주체가 주의를 기울이는 방향은 패턴이 비슷하다.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긍정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부정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부정적 사고를 한다. 의도적으로 내가 조절을 하지 않으면 생각 없이 하던 대로 한다. 주변사람은 이 패턴을 ‘성격’으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습관화된 부정적 사고 패턴을 바꾸기 위해서는 관찰, 알아차림이 필요하다. 말 그대로 나의 감정과 기분, 행동을 스스로 관찰해 보는 것이다. 어떤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스스로 관찰하고 알아차리는 것이 원하는 모습으로 바꿔 나가는 단계의 처음이자 가장 중요한 단추이다.  


내가 직접 알아차림을 수행하다 보니 어느 정도는 감정이 촉발되는 시점에 알아차릴 수 있게 되었다. 무의식적으로 감정이 생성되는 지점을 의식의 영역으로 낚아채 올릴 수 있게 되었다. 대부분 그 감정은 부정적일 때가 많다. 부정적인 감정을 알아차리면 애써 그 감정을 누르기 위해 호흡을 하곤 했다. 좋은 것은 취하고 나쁜 것은 버리는 관념이 너무 당연하여 비판적으로 생각을 해볼 여지도 없었다. 물고기가 물이 뭔지 모르듯 너무 익숙하고 당연해서 아예 인식 조차 하지 못했다. 그런데 계속 명상과 알아차림에 대한 공부를 하다 보니 그것이 결코 옳은 방법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알아차림은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이지 어떤 해석이나 판단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알아차림과 명상의 목적은 내려놓음이다. 모든 생각과 감정과 욕망을 내려놓기 위함이다. 그런데 욕망을 내려놓고자 하는 의도조차도 욕망이다. 알아차림이나 명상을 통해 무언가를 이루려고 하는 그 의도가 모두 욕망이다. 역설적으로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원하지 않아야 한다. 정확히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을 통제하려 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바를 충실히 하면 된다는 뜻이다.


나의 생각과 감정을 알아차리고 그것들이 그저 흘러가는 것을 바라만 보면 될 뿐이다. 알아차림 외에 달리 할 것이 없다. 하지만 나는 부정적인 감정은 무조건 안 좋은 것으로 착각해 그런 감정이 올라오려고 하면 무조건 차단했다. 이것은 알아차림을 나쁘게 활용하는 예이다.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더 옭아매어질 수밖에 없다. 악한 늑대가 사라지길 바라며 계속 먹이를 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 


우리 생각과 감정은 의지와 상관없이 끝없이 떠오른다. 그렇기에 아예 생각과 감정을 통제한다거나 원하는 대로 선택하는 일은 할 수가 없다. 다만 부정적인 생각이나 감정이 떠오르면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다. 내 머릿속에서 실시간으로 상영되는 공포영화는 실재가 아님을 의식적으로 인지하고 나의 주의를 지금 여기에서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로 가져오면 된다. 안 좋은 생각이나 감정이 떠오를 때마다 끌려가거나 지우려고 사투하는 일은 오히려 그것들을 더 강하게 한다. 싸우지 말고 내버려 두는 편이 훨씬 빠르고 효과적이다.


부정적이라는 이유로 감정과 생각을 억누르게 되면 결국 긍정적이고 창의적인 생각마저 억누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 파리 쫓다 밥상 엎는 격이다. 우리 뇌는 엉뚱해서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라며 스스로 놀랄 때가 많다. 머릿속 도서관은 방대한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매번 보는 자료만 인출해서 그것만 있는 줄 알지만 사실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엉뚱한 생각이 현실과 맞물려 결과물로 탄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 때 창의성이 된다. 그 가능성은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몰라 늘 열어두고 있어야 한다. 


시시때때로 감정과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그것들은 나의 실체가 아니라 그저 나에게 일어나는 사건일 뿐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라. 그것들이 지나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거나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라. 부정적인 감정은 흘러가도록 내버려 둘 줄 알고, 긍정적인 감정과 창의적인 생각을 잘 활용하는 법을 연습한다면 분명히 삶은 더 행복으로 기울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인생에는 의미가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