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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성 Jan 23. 2024

묵묵한 숲

감성적인 카페의 감성적인 팝업을 다녀와서

커피와 잔잔한 음악, 책이 생각날 것만 같은 카페

인천의 연수구 청학동에 있는 카페 묵묵한 숲입니다.

새로 오픈한 카페는 아니지만,

그래도 오픈한 지 오래된 곳은 아니고

재미난 팝업이 열리고 있어 겸사겸사 소개를 해봅니다.


특유의 잔잔한 감도가 멋스럽고

매력적인 커피를 내어놓는

카페 묵묵한 숲 (@quietforestcoffee )과


다양한 공간에서 창의적이고 유니크한 디저트를

선보이는 지원 (@di_oniz )님의 콜라보 팝업인데요.


겨울스러운 메뉴를 선보이는 팝업


겨울 식재료를 활용한

아래의 네 가지 메뉴가 팝업 음식으로 준비되어

가보게 되었습니다.


*밤 스프 & 우엉 파운드

*우엉 밀크티

*로즈마리 판나코타 & 제주 한라봉 청

*커피


음식에 대한 감상을 먼저 적어보면

딱 추워지는 겨울에 먹기 좋은 따뜻한 맛이었습니다.


파운드케이크와 스프의 조합은 특이하면서 매력적이었다.


고소한 밤 맛이 감도는 스프에는

우엉 향이 감돌면서, 사과의 은은한 단맛을 더한

우엉 파운드를 곁들였고,

치즈와 캔디드 피칸, 후추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스프와 파운드케이크를 같이 먹는다는 게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파운드는 많이 달지 않은 데다 식감도 밀도가 있어

빵과 스프를 즐긴다는 개념으로 먹기에 좋았습니다.

함께 먹은 분들도 이 메뉴가 특히 마음에 들어

스프를 따로 보온병에 싸가고 싶다거나

파운드를 쟁여놓고 먹고 싶다는 등의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도 나네요.


우엉 파운드와 밤 스프, 우엉 밀크티 그리고 판나코타


독특하면서도 은근 익숙한 향이 감도는

우엉 밀크티 역시도 오묘하게 매력적이었고요.

뭔가 알 듯 말 듯한 맛이라고 해야 할까요.

입가심을 하는 디저트는 판나코타였는데,

로즈마리 향을 더해 우엉 메뉴와의 어울림을 살렸고

산뜻한 한라봉 청과 부드럽고 달콤한 맛으로

커피와 함께 마무리하기에 제격이었습니다.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멋진 카페


개인적으로 묵묵한숲은 인천 내려가면 가보려고

저장해 두었던 카페였는데요.

직접 가보니 제 예상보다 넓은 공간과

특유의 무게감 있고 차분한 감성에

유럽의 빈티지 가구를 매치시킨 모습이

정말 멋지게 다가와 무척 좋았습니다.

일본에서나 볼법한 클래식한 감성이었어요.

또한 식물을 특히 군데군데 잘 쓰기도 해서

과일 모형에 꽃을 꽂아두는 등

공간 군데군데와 저리마다 꽃과 식물로

포인트를 준 것도 특징적이었고요.


많은 분의 사진으로 볼 수 있었던,

커피잔이 나열된 바에서 커피를 내리시는

사장님의 모습도 무척 멋스러웠네요.

COE 원두 등 퀄리티 있는 커피를 셀렉해

내어놓아 다양한 커피를 마셔볼 수 있었고요.


빈티지 우드와 식물이 참 멋지게 조화를 이루었다.


제가 경험한 묵묵한 숲은

멀리서 찾아가는 분께도 추천할만한 카페였습니다.

특히 근처에 산다면 꼭 가보길 권해보고 싶네요.

몇 년 전 부평에 살 때만 해도 요런 카페를

많이 볼 수 없었는데, 참 멋진 공간이 생겼습니다.


팝업의 구성이 묵묵한숲이 가진 무드와

퍽 잘 어울리기에 요 기간을 노려보셨으면 하고요.

토요일인 1월 27일까지 한다고 합니다.

그럼 즐겁게 다녀오셨으면


좋은 필터 커피까지 판매한다.




인천 연수구 청명로 31번 길 13-6 1층 묵묵한숲

insta: @quietforestcoffee

10:00 ~ 20:00 / 주차는 공영주차장에




역시 인스타그램에 먼저 적은 글을 옮겨왔습니다.

요즘은 팝업의 시대라고 해도 될 만큼

여기저기에서 팝업이 한창입니다.

특히 기업 쪽에서 패션, 예술, F&B 가리지 않고

콜라보가 한창이기도 하죠.


제가 다녀온 팝업은 지인이기도 한 지원님이

인천의 한 카페에서 하게 된 팝업입니다.

이런 팝업의 특징은 역시나

짧은 기간 준비되는 메뉴를 파는 만큼

좀 더 손이 많이 가고 계절을 타는

음식을 즐겨볼 수 있다는 것일 텐데요.

그리고 두 브랜드 혹은 개인이 가진 장점들을

한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점도 있겠고요.


묵묵한 숲은 글에도 적었듯 참 좋았습니다.

좋은 공간에서 좋은 커피를 다루는

정말 좋은 카페였어요.

상대적으로 디저트는 가벼운 것을 다루는데,

여기에 지원님의 음식이 더해져

조금 더 풍성해진 모습이었습니다.


지원님은 오래전부터 알던 사이이기도 한데

카페를 좋아하는 손재주 좋은 사람이

디저트 팝업이란 새로운 영역을 시도하면서

뭔가 한 걸음 자신만의 길을 가게 된 것 같아

멀리서 흐뭇하게 지켜보게 되더라고요.

저도 예전에 지원님과 팝업을 함께 해보기도 해서

그녀가 이러한 팝업에 쏟는 열정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


주변에는 카페 인플루언서로 카페를 다니는 것이

취미였다가 그것이 마케팅, 컨설팅 등 다양한 분야의 일로 발전해 나가게 된 지인이 제법 있는데요.

그들은 공통적으로 취미로 카페를 다니면서도

좀 더 각자의 관심분야를

깊고 자세하게 알고 싶어 했고

남들이 하지 않는 일에 도전하고 싶어 했습니다.


수백 수천 개의 카페를 다녀도 매번 똑같이

사진만 찍고 커피와 디저트를 단순히 먹기만 해서는

얄궂게도 시야가 절대 넓어지진 않더라고요.

물론 어떤 공간이 트렌디하고 어떤 커피와 디저트가

요즘 유행이야 정도까지는 볼 수 있겠지만

사실 그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에 가까워서

현업에 큰 도움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역시 어떤 일이 그렇듯 경쟁은 치열하고

잘하는 사람은 무척 많기에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는 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지원님의 장점이라고 하면

익숙한 디저트에 한두 가지 정도의

특이한 식재료 조합으로 포인트를 준다는 것인데요.

음식을 다루어 보신 분들은 저보다 잘 아시겠지만은

은근 보기에 쉬워 보이는

간단한 변주가 참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대중적이면서도 소비자로 하여금

독특하다고 느껴질 수 있게

생소함과 뻔함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하는 게 쉽지가 않죠.


저의 경우에는 누군가와 함께 디저트 개발을 해보면

특이한 것을 자꾸만 시도하려고 해서

산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정도면 대중적인 거 아냐?라고 생각하는 지점이

일반 대중과 너무 다르더라고요.

많이 다니다 보니 디저트의 자극에

좀 둔감해진 면이 생각보다 컸어요.


여러 카페를 보면 같은 디저트인데

모양을 감각적으로 잡는다거나 해서

특이점을 만들기도 하죠.

지원님은 디저트의 모양이나 플레이팅도

딱 요즘의 사람들이 좋아하게

과하지 않으면서도 예쁘게 잡아내는 편인데

이것도 그녀만의 장점입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오랜 경험의 파티시에보다

맛적인 측면에서 부족할 수 있는 부분을

다른 장점들로 보완했다고도 볼 수도 있겠네요.

덕분에 매니아 층이 꽤 있더라고요 이젠.


이렇게 적고 보니 아 나의 장점은 뭘까 하고 또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되네요.

주변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인플루언서 활동을 하다 다른 길을 가기 위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계신 분들은 저 말고도

몇몇 더 있었습니다.

재미나게도 그 분야가 정말 다 달랐고요.

모두는 어떤 길을 가게 될까요?

그리고 저는 또 몇 년 뒤에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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