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시장에겐 단순히 지자체장 자리가 중앙정치 '하방'직에 불과한가?
[오피니언]
요즘 홍준표 대구시장의 말이 나올 때마다 이슈가 되고 있다. 그것도 잊히기가 싫은지 심심할 때(?) 마다 항상 SNS에 대구시정과 큰 관련이 없는 중앙정치 이슈 글을 올리고 있다.
아예 한술 더 떠 총선이 끝난 이후 자기가 몸담고 있는 여당의 대표였던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저격하는 듯한 글을 올려서 한창 온라인상에서 시끄러운 바 있다.
본인은 프로필을 보면 알겠지만 사실 홍준표 시장이 지자체장으로 있는 대구와 별 연고는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홍 시장의 언행과 행적을 볼 때마다 참으로 중앙정치를 하려고 대구에 온 것인지 개인적으로 궁금했다.
물론 광역지자체장이 SNS에 자신의 중앙정치 이슈에 대해 정치적 견해를 표현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홍 시장은 개인적으로 너무 많은 것 같다.
이렇게 정치적 이슈 몰이를 하고 있는 광역지자체장은 사실상 대권통로로 여겨진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빼고 잘 생각이 안 난다.
홍 시장의 이러한 SNS은 사실 대구지역 언론사들뿐만 아니라 중앙언론사 디지털부서들에게 좋은 기삿거리를 제공해 줘서 고맙지만, 사실 진짜 홍준표 시장의 주 업무인 대구시장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광역지자체장은 자신이 당선된 지역의 시민들에게 선출된 장관급 대우를 받는 차관급 선출직이고, 당연히 1순위를 지역민의 이익을 위해서 뛰어야 한다.
그런데 홍 시장의 행보는 광역지자체장의 행보보다는 차후 더 높은 중앙정치로 가기 위한 행보로 본인 눈에는 보인다.
이전 지방선거 때 대구시장에 나간 것을 '하방'이라고 표현해 논란이 된 것은 둘째 치고, 사실 개인적으로 이런 마음이 확신에 들기 시작한 건 이재명 민주당 대표 피격 사건 당시 부산대병원 패싱 논란 사건 당시 홍 시장의 말이다.
당시 이 대표는 피습을 당했던 부산권의 권역외상센터이자 상급종합병원인 부산대병원을 패싱하고 서울대병원으로 헬기로 이동했다는 논란이 일어나서 정치권과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당시 홍 시장은 SNS에 글을 올렸다. 이 글 내용 중 목숨을 정쟁거리로 삼지 말아야 된다는 내용은 당연히 공감 간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에 이재명 대표를 옹호하면서 서울에 있는 명문 대학병원에 가기 위해 줄 서는 사례를 들며, 지방 의료를 수도권 수준으로 올리지 않도록 더 시급한 문제가 아니냐고 말한 것은 과연 대구시장으로서 맞는 발언인지 의심이 갔다.
(참고로 당시 사건의 병원질을 따질 거면 중화학 공업지대인 부울경의 거점국립대병원인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전국 상위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애초에 이 대표는 응급사례이고 홍 시장이 말한 사례는 아마도 대다수가 사실 응급상황이 아닌 장기 진료 및 진찰을 위한 병원 상경 사례일 것이다. 또 홍 대표는 수서역에서 병원 가기 위해 줄 서는 사례를 들었는데 이 사례가 이 대표의 응급 상황과 비교할 수 있는 상황인지 의문이 간다.
그리고 대구에는 이미 경북대병원과 영남대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다수가 위치해 있고, 대구시민 상당수가 이들 대학병원에서 대구지역 의료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런데 시장이 저런 말을 하면 이들은 무슨 생각이 들까?
그러면 홍 시장 본인은 응급상황에서도 경북대병원이나 영남대병원을 신뢰 안 할 것인가? 사실 상급종합병원도 아무리 지방에 있더라고 해도 모든 환자가 쉽게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방이라도 상급종합병원 특히 주요 대도시에 위치한 거점국립대병원 본원은 진료받고 싶어도 주요과가 응급상황이 아니면 예약해도 몇 달 이상 대기는 거의 기본 옵션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지방의 광역단체장이 지역 의료를 신뢰 안 하는 듯하는 뉘앙스를 띄니 본인이 대구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의료인이나 지역 의료를 신뢰하고 진료받는 지역민이었다면 참으로 섭섭했을 것이다.
그동안 대구시장으로 본인은 얼마나 경북대나 영남대 등 지역대학 육성을 위해 정말 그런 소리를 할 정도로 열심히 지자체장으로 노력했는가 궁금하다.
사실 홍 시장의 말이 백번 양보해서 맞다고 쳐도 대구에서 헌신하고 있는 의료인들과 그들을 믿고 진료받는 지역민 생각하면 부적절한 말이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사실 광역지자체장이 중앙정치 발판인 것은 사실 상당수 민주국가 특히 한국이 롤모델로 삼은 근대 민주 공화체제의 본산이자 연방제 국가인 미국도 지역 정치인에서 중앙 정치인 그리고 대통령으로 간 인물이 상당하다.
그런데 단순히 지자체장을 중앙정치 발판으로'만' 삼으려는 행보는 당연히 문제가 있고 본다. 지금 홍 시장이 대구를 위해 전혀 노력 안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나름대로 일을 하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 행보를 보면 지역의 이익을 위하는 일보다 중앙정치에 참견하려는 모습의 비중이 더 커 보인다.
중앙정치에 자주 참견해서 지역민의 이익이 커지면 말을 안 한다. 근데 지금까지 사례를 보면 그렇게 보이지가 않는다. 특히 홍 시장은 굳이 여당 원로로도 꼭 말 안 해도 되는 이슈마다 글을 올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물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나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처럼 중앙에 임팩트 있는 사례가 있지만 사실 이 두 지자체장 자리는 원래부터 대권의 발판이었고, 수도권이라 지방보다는 그나마 지자체 자체의 사정이 낫다는 점, 그리고 나름대로 지역 내 영향력 있는 업적 또는 흔적을 남겼다.
그런데 홍시장은? 사실 중앙정치 입장에서는 TK와 호남지역은 그 지역민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다잡은 물고기 취급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대놓고 원로라는 자리에서 중앙정치 참견한다고 대구 사정이 나아질까? 중앙정치에서는 홍 시장이 뭔 말을 하든 캐스팅보트인 수도권과 충청권(+PK/강원 일부)이 더 중요할 것이다.
그냥 다른 지자체장들처럼 뒤에서 열심히 예산 따오면서 필요할 때 정말 안 되겠다 할 때만 글을 올려주면 오히려 원로서 무게감이 있고, 오히려 더 임팩트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자체장은 아무리 텃밭이라고 해도 지역민의 지지를 받아서 선출된 것이고, 지역을 위해 일하라고 녹봉을 받는 것이다.
홍 시장이 이런 것을 인식하며 자신의 지역에 더욱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그냥 끄적인 개인적인 오피니언이니 이 글에 큰 의미는 두지를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