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종배 Mar 20. 2021

자식 농사짓는 일, 행복한 자녀의 삶이란 (2)

충분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인간다운 삶, 그리고 공교육


태어나면서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국가는 의무 교육을 실시한다.

우리나라가 교육을 통해 추구하는 "인간상"은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 능력과 민주 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 국가의 발전과 인류 공영의 이상을 실천하는 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 출처 : 교육부"


이러한 교육 이념과 교육 목적을 바탕으로, 이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은 다음과 같다.


가. 전인적 성장을 바탕으로 자아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신의 진로와 삶을 개척하는 자주적인 사람

나. 기초 능력의 바탕 위에 다양한 발상과 도전으로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창의적인 사람

다. 문화적 소양과 다원적 가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류 문화를 향유하고 발전시키는 교양 있는 사람

라.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세계와 소통하는 민주 시민으로서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여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


즉 대한민국에서 추구하는 인재상은 지혜와 열정을 가지고 창의적인 탐구를 하며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과연 현실은 어떠한가?


"초등학교 3학년부터 학원을 다녔고, 평일엔 학원 끝나면 밤 10시예요. 주말에도 학원에 가서 영어 문장을 외우거나 독해 문제를 풀어요. 엄마에게 ‘왜 이렇게까지 공부를 해야 하냐’라고 물으면 ‘이젠 고등학교도 입시야’ 하세요.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하나 싶어요. 일요일에 학원이 모두 쉰다면 그날만이라도 쉴 수 있지 않을까요?”  - 출처 : 한겨레신문


한 신문에서 인터뷰한 내용을 옮겨왔다.  


대한민국은 사교육 공화국이라 불린다. 아이들은 학교 수럽을 마치고 학원으로 내몰린다.

대학은 물론 고교까지 서열화되면서 해마다 사교육비는 늘고 있다. 지난해 초·중·고생 사교육비 총액은 19조 5천억 원으로 전년(18조 7천억 원)보다 8천억 원이나 늘었다. 올해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20조 원과 맞먹는 규모다. 


사교육을 시켜야만 좋은 대학을 갈 수 있고, 서열화된 이러한 사회에서 부자들은 자유롭게 과외를 할 수 있는 반면에 가난한 사람들은 학원은커녕 일그러진 공교육에서 뒤떨어진 채로  ‘가난과 부가 세습된다’.


대한민국의 오늘의 눈부신 경제 성장은 세계 최고의 미친 교육열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미친 교육열, 어디서 부터인가?


한국의 교육열이 강화되는 계기는 일제강점기의 공교육 도입, 한국전쟁 후의 혼란한 사회, 박정희 정부 시기의 교육 정책이 었을 것이다.


일제 강점기 공교육을 들여오던 시기에도, 교육 목적은 상급학교에 진학시키기 위해서, 더 높은 계층으로 가기 위해서였다. 한국전쟁 이후의 시기, 박정희 시기도 다르지 않다. 이러한 교육에 대한 열망은 한국에 공교육 확산, 눈부신 경제발전, 그리고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이끌어내는 기초가 된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제는 더 이상 '모두가 계층이동을 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전에는 다 같이 공부하면 다 같이 공부의 혜택을 볼 수 있었다.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이끌고, 더 나은 사회가 된 보상이 한국인 모두가 나눠 가질 수 있을 만큼 크지 않은 것이다. 


한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저성장 시대에 들어갔고, 열심히 공부해봤자 사회가 안정되어 있으면 계층 이동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계층이동을 위해서 공부를 하다 보니, 교육을 받는 진짜 목적인 자기 계발은 뒷전이고 오로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만 교육을 받는 것이다. 이 수요에 맞추다 보니 학교에서도 진짜 공부가 아닌 오로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입시 위주의 교육을 추구하게 되었고, 학생의 의사보다는 부모들은 사교육에 매달리게 되었다.


공교육은 무너졌고 이런 교육을 받고 자란 학생들은 앞으로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서도 스스로의 힘으로 의사 결정할 수 있는 자아의 성장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으로 몰렸다. 교육이 길러내는 학생들은 결국 한국 사회의 구성원이기 때문에, 이런 잘못된 교육열이 한국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잘못된 교육열은 건강한 청년, 그들의 삶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한국의 자살률은 OECD 선진국 중  단연 1등이고, 삶의 질은 뒤에서 1등인데 출발은 바로 무너진 공교육 시스템과 사교육 사이에 있다.


과감하게 선택해야만 했다.


아이들에게 더 이상 한국에서의 교육 체제 속에서 행복한 삶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일까?


2013년 12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2012) 결과, 핀란드가 지고 싱가포르가 급부상했다. 한국 역시 PISA에서 높은 성취를 자랑해왔으나, 이번에 싱가포르는 수학, 읽기, 과학 등 모든 영역에서 한국보다 상위를 기록했다.


싱가포르는 학생들에게 자아인식, 윤리 기준, 미래를 위한 지식과 기술을 심어주는 데 중점을 둔 교육정책을 펴고 있다. 싱가포르 교육의 목표는 학생들의 재능을 발견하여 잠재능력을 계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생애에 걸쳐 학습에 대한 열정을 심어주는 데 있다. 교육을 통해 추구하는 인간상은 자신감 있는 사람, 자기 주도적 학습자, 적극적인 시민, 적극적인 토론자이다. 그래서인지 싱가포르 학생들은 다른 나라 학생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얌전한 학습 분위기로 수업을 받지만, 어떤 문제를 두고 토론에 들어가면 다른 사람이 된다. 영국인이나 서양인처럼 토론하고 차갑고 냉정하게 변한다. 엄한 규율과 제약에 찌든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이러한 모습은 싱가포르 교육 정책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작지만 강한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의 사례를 들었지만, 나는 2004년 가족들과 과감하게 한국을 떠나 제일 먼저 필리핀으로 향했다. 


개인적으로는 글로벌 시대에 영어만큼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아이들 만큼은 한국의 교육 시스템이 아닌 글로벌 교육 시스템에서 마음껏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계속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