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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배 May 18. 2021

자식 농사짓는 일, 행복한 자녀의 삶이란 (3)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

비로소 성인이 되는 순간, 부모의 삶도 되돌아 보더라.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이 있었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독학으로 공부해 성공해서 신화를 만들어 냈다는 기사를 접한지도 한참이 된것 같다. 시대가 영웅을 만든 시절도 있었다.


"자식을 낳고 모든 것을 쏟아부어 키워놨더니..." 푸념섞인 넋두리를 쏟아내며 소주잔을 기울이던 모 선배께서 하신 몇마디가 며칠동안 머리속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나의 유년기와 청소년기도 참 어려웠다.

공부가 전부였어야 하는 시기에 가치관도 없이 속절없는 세월, 시간만 흘러갔던것 같다.

그저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힘겨웠고, 나의 존재를 포함한 모든 것이 원망스러웠던 시절이었다.

그럼에도 부럽지 않게 자식 농사를 잘 지었다는 말을 들을 때 마다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제 자식들이 이제 부모 곁을 떠날 시기도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닳을때 마다 아쉬움이 더 크다.

더 잘할 걸...


대학 3학년 스물두살의 아들이 그랬다.


아빠는 인생 최고의 순간이 언제냐고 물었다.

머뭇거리다가 꺼내놓은 나의 대답은... "너와 누나를 만난 순간이란다"

유난히 외롭게 자랐기에 가정을 꾸리는 것 만으로도 나는 행복했다.


그리고는 하얗게 타버린 머리카락을 잡고서는 "아빠 많이 늙었다. 슬프다"며 잔소리를 쏟아낸다.

눈시울이 불거졌지만, 애써 태연한척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아내가 아들과 나눈 대화 내용을 말해줬다.

"아빠가 너무 대단하고, 아빠가 너무 힘들게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 주셔서 너무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며 정말 앞으로 잘 할 거야" 라고...


아버지가 그립다.


나의 아버지는 잘나가는 사진 기자셨고, 작가셨다.

어느날 사업체의 빚보증 때문에 아버지의 모든 것이 사라져버렸다.

내가 10살이 되던해 갑자기 세상을 뜨셨다.

그 때부터 난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해야 했고, 그렇게 외롭게 자라야 했다.

나는 아들이 태어난지 한달도 안되었지만 아들과 함께 대중 목욕탕을 찾아 펑펑 기억이 있다.

아버지와 함께 대중 목욕탕을 가보는 것이 작은 소원이었던 적이 있었다.

다짐했던 순간이다.

내 자식 만큼은 절대 외롭게 자라지 않게 할 것이다.


유난히 오늘은 아버지가 그립다.



주여, 저의 자식이 이런 사람이 되게 하소서.

약할 때 자신의 약함을 알 수 있을 만큼 강하게 하시고

두려울 때 자신을 직면할 수 있을 만큼 용감하게 하시고

정직한 패배에 당당하고 굴하지 않으며 

승리에 겸손하고 온유한 사람이 되게 하소서.

소원하기보다 행동으로 보이며

주님을 알고 

자신을 아는 것이 지식의 기본임을 아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기도하오니

그를 편하고 안락한 길로 인도하지 마시고 

고난과 도전의 긴장과 자극 속으로 이끌어 주소서.

폭풍 속에서 의연히 서 있는 법을 배우게 하시고

실패한 이들에 대한 연민을 알게 하소서.

마음이 깨끗하고 목표가 높은 사람이 되게 하소서.

남을 다스리기 전에 먼저 자신을 다스리는 사람

웃는 법을 알면서도 우는 법 또한 잊지 않는 사람

미래로 나아가지만 과거 또한 잊지 않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이뤄진 후에도 

넉넉한 유머감각을 더해 주셔서

늘 진지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너무 심각한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그에게 겸손함을 주셔서

참으로 위대한 것은 소박함에 있고 

참된 지혜는 열린 마음에 있으며

참된 힘은 온유함에서 나온다는 것을 

늘 잊지 않게 하소서.

그리하여 그의 아버지인 저는 감히

“내 헛되이 살지 않았노라"고 

속삭일 수 있게 하소서.


- 출처 : 존경하는 맥아더 장군의 기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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