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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겨울 Sep 03. 2018

모험이 부족하면 좋은 어른이 될 수 없어 : 가로늦게

180903_오늘의 밑줄.

나는 늘 가로늦게 그 난리였다. 남들은 이미 다 알고 있었는데 나 혼자 가로늦게. 좀 진즉에 알았더라면 그 모든 시간이며 그 모든 돈이며 그렇게까지 허비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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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머리를 세게 박고 나서야, 아, 여기 벽이 있었군, 돌아가야 하는 거였군, 이라며 뒤늦은 깨달음을 얻는 것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제 와서라도 깨달았으니 됐어. 평생 미련을 가지는 것보다는 실패해보는 게 낫지 않아?’라며 실패 앞에 스스로를 비난하지 않는 재주가 있다는 것이다. 이미 실패해버린 거, 나를 비난해서 어디에 쓰겠는가? ‘다음에 안 그러면 되지, 뭐’라며 실패를 미화하는 일에 일인자가 있다면 그건 언제나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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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이 부족하면 좋은 어른이 될 수 없어’라는 일본 철도청의 카피가 있다. 가로늦게 후회할지라도 도전을 한 번. 가로늦게 깨달음을 얻을지라도 시도를 한 번. 수많은 실패 앞에서도 나는 여전히 ‘가로늦게’를 응원한다. 아직 우리에겐 더 많은 모험이 필요하니까. 우린 더 좋은 어른이 되어야 하니까.


《하루의 취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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