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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Jun 03. 2024

건조기의 두 얼굴


매일 아침마다 세탁기에서 쏟아져 나온 옷들을 탈탈 털어서 건조대에 널었다. 여름에는 듬성듬성 간격을 두고 널어도 어떤 날엔 쉰 냄새가 나는 것 같아 다시 세탁기 속으로 던져 넣었다. 


건조기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세탁기에서 꺼내 위층으로 옮겨놓기만 하면 따끈하게 마른 채로 옷장에 들어갈 준비가 끝나있었다. 뽀송뽀송하게 올이 살아있는 수건을 호텔식으로 접는다며 각을 잡아보기도 했다. 


건조기의 설렘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았다. 새로 산 아이들의 내복을 빨아 건조를 마치고 나니 하나같이 한 치수씩 줄어있었다. 결국 아이들은 복숭아뼈가 훤히 드러나는 내복을 입어야 했다. 


이 일이 있은 후부터 새 옷은 몇 차례씩 예전처럼 널어서 말린 뒤 나중에야 건조기를 사용했다. 옷감의 재질이나 두께를 구분 지어 건조기에 넣어야 한다는 노하우도 얻었다. 


종류별로 잘 나누어 건조하다 보니 옷감이 상하는 일도 훨씬 적어졌고 사이즈가 줄어들 것 같은 옷은 처음부터 한 치수 큰 걸로 사게 되는 요령도 생겼다. 그렇게 건조기와 타협하며 편리함을 잘 누리고 있는 중이다.  



출처 : 무한도전
모든 단점은 장점이 될 수 있다.
-리오넬 메시-


세상에 완벽한 건 없다. 사람에게도 장점과 단점이 존재한다. 안 좋은 면을 감추려고 하기보다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이전보다 나아진 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 김태호 예능 PD - 주변의 놀림에도 자신의 외모를 개성으로 가꿈

*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 - 난독증 때문에 레시피를 모조리 외움


그렇다고 한다....^^


이쯤 되면 빨래를 개켜주는 기계가 나올 때도 됐는데. 그 속에 어떤 단점이 숨겨져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여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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