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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민지 Jun 28. 2024

화순군, ‘정주인구 대응정책’ 개선해야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사회의 이동성이 높아지며 다양한 인구 개념이 나타나고 있다. 정주인구, 현주인구, 등록인구, 주간인구·야간인구, 생활인구, 체류인구, 관계인구 등등.


정주인구는 “인구조사에서 가장 기본이 되면서 상주지를 기준으로 조사된 것을 말한다. 조사 시점 당시 특정한 지역에 늘 거주하는 인구로, 일시적으로 체류하는 사람은 제외하며 반대로 일시적으로 부재중인 사람은 포함된다.”


보통 인구를 따질 때 주민등록상 인구를 따지지만, 너무나 추상적이고 모호하다. 생활권에 중심을 둔 지역민이 애향심을 갖고 지역사회 유지를 위한 기본 토대가 ‘정주인구’인 것 같다.


화순에 정주한 지 14년이 되어간다. 이사를 결정하기 전, 자연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다며 안심시켰던 기억이 난다.


도시에서 자란 탓에 생경한 모습들이 많았다. 저녁이 되면 금방 불 꺼지는 밤이 낯설기도 했지만, 이내 익숙해져 갔다. 텃밭 채소들과 명절을 앞둔 전통시장을 보며 사람 사는 맛을 느끼곤 했다.


어느덧 아이들은 청소년기가 되었다. 인격체가 다른 만큼 성향도 욕구도 달랐다.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게 하려고 여행을 자주 다녔다. 얼마 전에는 서울에 다녀왔다. 유명연예인의 콘서트에 꼭 가야 한다며. 아이의 성화에 못 이겨서다. 힘들었지만 뜻깊었다고 했다. 대도시를 다녀오면 이사를 고려해야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이동하면서 대화할 시간이 충분해 깊이 소통할 기회였다. 그중 친했던 친구들이 하나둘 전학 가는 것이 슬프다고 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아이의 어릴 적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 훈화가 생각난다. 학교 현관에서 이사 차량이 보이면 가슴이 철렁하셨다던 말씀이.


그들이 진정 원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더 나은 교육을 위한 결정이었을 것이라 미루어 짐작해본다. 이제부터라도 전출 동기를 분석하는 것부터가 급선무라 생각이 든다.


화순군 초·중·고 학생들이 총 4,779명(2024년 4월 기준)이라고 한다.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 교육과 의료만이라도 여건이 개선된다면 정주인구를 붙잡아 두는 데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오랜 시간 곱씹어 보았다. 두 가지 생각이 들어 적어보려 한다.


첫째는, 교육이다. ‘강남인강’은 학력 보완 교육 등 각종 공교육 보완을 목적으로 지난 2004년부터 중·고교생에게 1360개의 강좌를 제공하는 강남구청 직영 교육플랫폼이다.


현직 교사, EBS, 유명강사들이 중1부터 고3까지 내신과 수능을 아우르는 1600여 개 강좌를 연중 제공한다. 개념 완성과 심화 학습, 문제 풀이 등 난이도별 강좌, 학년·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해 학습할 수 있다. 수강 쿠폰은 등록 후 1년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연회비는 5만 원으로 화순군에서 4만 원을 부담하고 자부담으로 1만 원을 부담하면 어떨까 한다.


수도권 교육 1번지라 불리는 서울 강남의 인터넷 강의를 ‘만원인강’으로 들을 수 있었으면 한다. 기대효과로는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경감으로 허리 띠를 졸라매는 가계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겨진다.


화순군이 적극 나서 서울 강남구청과 업무협약을 추진하면 말할 나위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강남인강’과 ‘화순 농산물 직거래 장터 개설’을 주고 받는 ‘윈윈전략’ - ‘도농 상생’의 표본이 되지 않을까? 화순 학생들은 인터넷 강의를 통해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강남 시민에게는 화순군이 품질을 보장하는 우리 지역 농·특산물을 직접 공급하는 직거래 장터를 세우자는 제안이다.


둘째는 의료이다.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이하 HPV)는 사람유두종 바이러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유두종(乳頭腫)’의 뜻은 사마귀와 비슷한, 유두 모양의 양성종양을 뜻한다. “HPV는 여성에게는 자궁경부암을, 남성에게는 두경부암(뇌와 안구에 발생하는 종양을 제외하고, 얼굴, 코, 목, 입안, 후두, 인두, 침샘 및 갑상선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 항문암, 생식기 질환을 유발한다.”라는 위험성이 있다고 한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꼭 필요하겠다 싶다.


두 딸을 데리고 HPV 예방접종 후 나오는데 머리가 번쩍인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혜택이 당연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정부는 HPV 자궁경부암 등으로 인한 여성 건강 보호에 중점을 두고 국가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시작은 2016년부터로 만12세 여아에게 HPV 백신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2022년 3월부터는 만13~17세 여아와 만18~26세 저소득층 여성으로 지원대상을 확대했다. 하지만 이 지원확대 대상에 남성은 없다.


전국 최초로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까지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지원을 위해 조례를 개정하고 시행 중인 지역이 있다. 바로 ‘무안군(군수 김산)’의 사례다.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이 젊은 층에서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접종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백신의 중심지 화순입니다’라는 소개 문구가 무색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안타까움만 있다가 반가운 뉴스들을 접했다. 본보 5월 23일 자 정치면에 실린 『류기준, 바이오특화단지 최적지는 화순』 제하 기사를 보자. 류기준 전남도의원(화순2·민주당)은 제380회 임시회에서 ‘바이오 특화단지 전남 지정 촉구 건의안’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산업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바이오특별시’로서 화순이 최적지”라며 화순 유치의 당위성을 강력히 주장했다.


또한, 본보 5월 29일 자 경제면에 『화순군, 써모피셔 사이언피틱·포스백스 ‘업무협약’』 소식이 실렸다. 이중 포스백스는 자궁경부암 등 인유두종 바이러스 분야 선도 백신 기업이라는 보도였다.


백신의 종류에 따라 접종횟수와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접종하고 싶더라도 주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화순이 바이오 국가 첨단 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선정되어 우리고장에서 생산한 HPV 예방접종 백신을 전국 청소년들이 접종받을 수 있게 되길 기대해본다. 암의 예방은 물론 건강하고 행복한 삶,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흩어진 정책들을 한데 모아 교육·의료 인구대응정책으로 정주인구가 떠나지 않도록 잡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는가. 아이 키우는 엄마의 소박한 소망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이글은 ‘화순매일신문’에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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