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헌터가 열심히 포지션을 소개하고 메일까지 보냈는데, 이렇게 답변하는 후보자들을 만날 때가 종종 있다. 스스로의 커리어를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인데, 직접 확인도 해보지 않고 인터넷 후기나 남의 말만 듣고 판단하는 모습이 참 안타깝다.
물론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 지원했는데 막상 알고 보니 별로인 회사면 시간 낭비일 테니 말이다. 하지만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수많은 기업 후기들은 보통 불만을 가진 소수의 의견일 가능성이 크다. 모든 부서가 똑같지 않고, 모든 팀원들이 불행한 것도 아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최악의 상사였던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는 최고의 멘토일 수도 있다.
온라인에 좋은 후기를 남기는 사람은 드물다. 굳이 시간을 내서 "우리 회사 좋아요"라고 말하는 사람보다는 "우리 회사 이래서 짜증나요"라고 푸념하고 싶은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 아무 문제 없이 잘 다니는 수많은 현직자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연봉은 회사의 규모나 평판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회사가 원하는 인재의 역량이나 포지션의 중요도, 그리고 후보자의 협상력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기업이 처음에 제시하는 연봉 밴드(band)는 어디까지나 '기준점'일뿐이다.
오퍼레터(Offer Letter)를 받기 전에는 아무도 정확한 연봉을 알 수 없다. 직접 면접을 보고, 기업이 당신의 역량을 높이 평가하면 예상보다 훨씬 높은 연봉을 제안할 수도 있다. 서류만 보고 지레짐작해서 좋은 기회를 놓치는 건 너무 아쉽지 않나.
헤드헌터는 당신에게 모든 것을 떠먹여 주는 사람이 아니다. 당신에게 맞는 기회를 찾아주고, 그 기회를 제대로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다.
면접은 단순히 회사가 당신을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라, 당신 역시 회사를 평가하는 자리다. 면접을 통해 회사의 분위기, 함께 일할 사람들의 태도, 그리고 포지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인터넷 후기나 남의 말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정보다.
부디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말만 듣고 당신의 소중한 커리어를 판단하지 않았으면 한다. 일단 부딪쳐 보고, 직접 확인해라. 당신의 직업적 미래는 남의 손에 맡겨서는 안 되는 가장 중요한 결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