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친구에게도 비밀인 그 금액
헤드헌터를 통해 이직을 준비하는 후보자들 중에는 현재 연봉을 공개하기 꺼리는 분들이 많다. 심지어 친한 친구에게도 공개하지 않는 민감한 정보인데, 아직 채용 가능성조차 불확실한 이력서 제출 단계에서 왜 먼저 오픈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나중에 정말 합격할 가능성이 생겼을 때 이야기하고 싶다는 심리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헤드헌터가 연봉 정보를 이력서와 함께 요청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는 궁극적으로 후보자와 회사 모두의 소중한 시간을 절약하고, 효율적인 매칭을 위한 전략적 행위이기 때문이다.
연봉 정보가 필요한 첫 번째 이유는 '헛걸음'을 막기 위해서이다.
예를 들어, 지원하는 회사가 해당 포지션에 최대 7천만 원 정도의 연봉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A 후보자는 현재 8천만 원을 받고 있고, 희망 연봉은 그 이상이라면? 아무리 후보자가 면접을 훌륭하게 보더라도, 회사는 연봉 조건을 맞춰줄 수 없기에 결국 이직은 성사될 수 없다.
이 경우, 후보자는 면접 준비와 이동에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되고, 회사는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데 인력과 비용을 낭비한다. 헤드헌터는 바로 이 불필요한 과정을 처음부터 차단하기 위해 현재 연봉과 희망 연봉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다.
경력직 채용은 단순히 '가장 뛰어난 한 명'을 뽑는 과정이 아니다. 이는 '가장 합리적인 가치를 가진 후보자'를 선택하는 상대 평가의 성격이 강하다. 즉, 채용 기업에게 후보자의 연봉 조건은 이력서의 역량만큼이나 중요한 평가 항목이 된다.
예를 들어, 8년 차 A 후보자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지만 연봉 수준이 높다. 반면, 5년 차 B 후보자는 잠재력이 뛰어나고 연봉이 A 후보자에 비해 합리적이다. 회사는 '무조건' A 후보자를 뽑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인 관점에서 더 높은 '가성비'와 '잠재적 성장 가치'를 제공하는 B 후보자를 선택할 수 있다.
후보자의 연봉 조건은 이력서의 다른 항목들(경력 기간, 성과 등)과 함께 검토되어야 회사가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연봉 정보를 숨기면 당신의 이력서는 '미완성된 채용 상품'이 될 수 있다.
현재 연봉을 정확한 금액으로 공개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최소한 '범위' 정도라도 헤드헌터에게 전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재 7천 중반대이며, 10% 이상 인상을 희망한다"와 같이 구체적인 가이드를 제공하는 것이다.
당신의 연봉 조건은 이력서와 역량을 빛나게 해 줄 중요한 '무기'이다. 이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할 때, 헤드헌터는 당신을 위한 최적의 협상 가능성이 있는 포지션을 찾아 효율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 연봉 정보의 투명성은 당신의 소중한 시간을 지키고, 성공적인 이직을 위한 합리적인 전략임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