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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재원 Aug 29. 2024

 푸른빛을 뿜어내며 활활 타오르던 때가 있었다.

 매캐한 연기와 함께 불판 위의 고기를 까맣게 태우고

 타닥타닥 소음을 일으키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무리해서 일으킨 불길로 스스로를 삼켜버리기를 반복했던,

 어리석었지만 무모할 수 있었던 그런 나날들.


 검붉은 덩어리는 어느덧 형체를 잃고

 드문드문 깜빡이는 분홍빛 신호에 의지해 오늘을 살아간다.


 하나, 둘 허공에 떠오르는 잿가루를 붙잡으려다

 남아 있는 불꽃이라도 되살리려 바람막이를 세운다.


 이미 너무 많이 타 버린 건 아닌지,

 어느 지점에서 어떤 방향으로 불을 다시 지펴야 할지

 애꿎은 꼬챙이만 뒤적거리다 만다.


 잦아드는 불길을 되살릴 수 없더라도

 은은한 향이라도 피울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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