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스치듯 있었을 뿐인데

시간이 지나 알게 된, 인연의 빛에 대하여.

by 성희승

스쳐간 이름 하나가 있었다.

그때는 잠깐 불린 이름이었지만,

그 짧은 호명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이름이 불릴 때,

누군가는 시작을 믿고

누군가는 약속을 기억한다.

하지만 세상의 시간은 언제나 빠르게 흘러

진심보다 계산이 먼저 닿곤 한다.


그래도 남는 게 있다.

그 순간의 믿음과 온기가

시간을 지나 품격이 된다.


스쳐갔던 인연이 결국

한 사람의 길을 만든다.

그때는 아무 의미 없던 장면이,

이제는 마음 한켠의 빛으로 남는다.


세상은 잊어도

시간은 기억한다.

그날 불린 그 이름이

늦게 와서야 나를 비춘다.


“스쳤을 뿐이지만,

그 스침이 결국 한 시대의 진심이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장흥의 첫 밤, 새 공간의 첫 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