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빛, 보이지 않는 진실에 대하여
눈을 감으면 보인다.
눈을 감았을 때, 비로소 보인다.
별빛이 내린다.
눈을 감고,
다시 그린다.
무엇일까.
무엇을 본 것일까.
선과 색인가,
진실인가,
사랑인가.
눈을 감으니,
시각이 열린 것이다.
외부의 빛이 사라진 자리에,
내면의 빛이 태어났다.
#성희승
시 내용 설명: 성희승의 미술 세계와 철학적 개념인 ‘삼중우주론(Triple Universe Theory)’에서 출발한다. ‘눈을 감는다’는 행위는 외부의 시각을 닫고, 물질·정신·초월의 삼중 차원 속으로 진입하는 행위이다. 그 닫힘의 순간, 오히려 새로운 시각이 열린다. 세상이 감춘 빛은 내면의 어둠 속에서 드러나고, 그 빛은 다시 별빛이 되어 화폭 위에 내려앉는다.
‘별빛’은 기억이자 진실이며, 동시에 사랑의 상징이다. 그 빛으로, 보지 못한 것과 감추어진 진실을 다시 그린다. “선과 색인가, 진실인가, 사랑인가”라는 마지막 질문은 예술이 단순한 형식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와 윤리의 탐구임을 드러낸다.
결국 이 시는 “눈을 감으니 시각이 열린 것이다”라는 문장으로 귀결된다. 이는 곧 작가가 추구해온 예술의 본질 — 보이지 않던 진실을 내면의 시선으로 다시 그려내는 행위를 선언한 문장이다. 《눈을 감으면 보인다》는 감춤 속에서 빛을, 침묵 속에서 언어를, 상처 속에서 사랑을 발견하려는 영혼의 언어이자 선언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