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먹고 듣고 말하고 그리고 맛보는 오(5)마카세
셰프가 선정한 다채로운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오마카세. 과거에는 특별한 날에 또는 여유로운 사람들이 즐기는 고급 식문화의 이미지였다면 최근에는 캐주얼한 느낌의 오마카세도 생기며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오마카세(お任(まか) せ)는 "맡긴다"라는 뜻의 일본어로, 손님이 요리사에게 메뉴 선택을 맡기고, 요리사가 알아서 가장 신선한 식재료로 요리를 만들어 내는 것을 뜻한다. 오마카세는 1990년 이후에 일본에서 유행했는데, 전통 스시 가게가 줄어들고, 술안주를 제공하는 가게들이 늘어나면서 생겨났다고 한다. 술과 안주를 즐긴 후 마지막에 스시를 먹는 방식으로, 회사 업무가 끝나고 생선의 이름을 모르는 손님들을 위해 준비한 서비스가 오마카세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오마카세라는 표현과 서비스가 2010년대 후반부터 널리 유행하였고, '셰프의 추천 메뉴'라는 뜻으로 사용되기 시작해 현재는 한우, 양식, 커피 등 다양한 외식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정해진 손님을 받아 제공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음식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코스는 암묵적으로 정해진 순서가 어느 정도 있다. 주로 첫 번째 나오는 음식은 푸딩 같은 계란찜이 애피타이저로 나오고, 메인 요리들이 배치되고, 마지막은 디저트로 직접 만든 아이스크림이나 차 등이 제공된다. 한국에서도 통영이나 인천, 전주 가맥집 등 해안 지역 음식점 중에 '다찌집'이라고 불리는 가게가 이런 영업을 하는 경우가 남아있다.
[출처] 네이버 블로그 | <더 한 다이닝>미슐랭 3스타 쉐프 맛집 / 대전 한우 오마카세 / 오마카세 뜻과 유래 / 미슐랭가이드 뜻과 유래 | 작성자 오늘도여행준
오마카세는 일반 식당에 비해 가격이 높고 예약제로 운영하는 것이 특성이다. 그러니 현재 고금리, 고물가로 경제가 어려운 요즘 이러한 식문화는 주목을 받지 못할 것 같았지만 오히려 오마카세를 찾는 이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다수의 인원이 한 공간에서 먹는 일반 식당보다 소수의 인원으로 각자의 음식을 즐길 수 있는 프라이빗한 오마카세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또한 SNS를 통해 자신의 식생활, 문화를 보여주고자 하는 요즘 사람들의 추세를 오마카세가 충족시켜 주는 부분이 있기에 많은 이들이 찾는 것 같다.
몇 달 전, 부산 수영구에 있는 ‘수아헤’라는 레스토랑을 예약 방문한 적이 있었다. ‘수아헤’의 셰프님은 일본의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다가 한국에 와서 가게를 차리셨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일식과 퓨전 양식이 어우러진 메뉴가 많았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짭조름하고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알들을 흰 살 생선과 함께 곁들여 먹으니 재밌는 식감이었다.
토마토 카프레제는 치즈를 토치에 한번 구워 좀 더 풍미가 있었다. 아삭한 오크라와 미니양배추를 새우와 함께 먹으니 조화로웠고 떡갈비 역시 맛있었다.
개인적으로 아보카도는 혼자 먹으면 아쉬운 과일인데 다른 음식에 함께 곁들여 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되는 것 같다.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부드러운 맛이 새우에 잘 어울렸다.
따뜻한 돌을 접시 가운데 놓아 음식을 좀 더 따뜻하게 먹을 수 있었다. 돼지고기를 크림소스와 함께 먹은 건 처음이었는데 의외로 괜찮았다. 돼지고기 특유의 부들부들하고 기름기 있는 살코기에 크림소스를 찍어 먹으니 부드러움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크리미 한 소소를 흰 살 생선에 끼얹어 너무 차갑지도 그렇다고 뜨겁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의 반숙 흰 살 생선이 완성되었다. 참 고소했다.
색감이 정말 이뻤던 메뉴. 새콤한 방울토마토에 얇게 저며진 달큼한 젤리가 입 속에서 부드럽게 넘어가며 꽃잎을 감싸니 봄이 터지는 기분이었다.
스테이크의 구움 정도도 완벽했고 부드러웠다. 홍감자를 구워 같이 곁들여 먹으니 풍만한 느낌이었다.
젓가락이 특이했다. 동화 속에서 보면 지게를 지는 나그네들이 지지대로 쓸법한 모양이었다. 가다랑어 육수를 우린 구수한 맛의 우동이었다.
커피샤벳이 생각보다 많이 녹아있어 아쉬워하셨던 셰프님. 하지만 맛은 일품이었다. 말린 무화과와 함께 먹으니 좀 더 진한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요리 과정을 직접 눈앞에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어서 더 즐거웠다. 또한 접시나 식기류부터 레스토랑의 인테리어 하나하나 셰프님의 손길로 꾸며놓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기념하고자 하는 날이 있을 때,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식사가 조금 더 특별했으면 하는 마음이 들 때, 오마카세를 방문하여 먹으면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우리의 일상에 녹아드는 중인 오마카세가 좀 더 다양한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 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Written by / 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