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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 Jun 11. 2024

유리잔

깨어져버린 유리잔을

목공풀로 붙였다

얼추 모양을 갖추었다가

다시 또 쪼개어진다

다시 붙여보고

다시 떨어지고


너 또한 그렇다

깨어져버린 너를

잘못된 방법으로 붙여보려던 것은

나의 이기심이었고


유리잔을 붙잡은

내손에 맺힌 핏방울은

나의 미련인가 보다


우리가 또한 그렇다


깨어져버렸을 때

차라리 박살 내버으면

더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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