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여름성경학교는 네다섯 살 때였나 보다. 시골 골목길을 혼자서 다니기 시작할 때였으니 그 나이쯤 될 것 같다. 한 집 건너 앞집은 교회였고, 그곳에는 여자 전도사님 한 분이 계셨다.
어느 여름,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자 선생님 두 분이 교회에 나타났다. 선생님들은 동네 꼬마들을 모아 놓고 기타를 치며 노래를 가르쳤다. 그때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웃다가 창자가 끊어지는 경험을 했다.
선생님들은 먼저 꼬마들이 따라 할 노래를 들려주었다.
“에포이 따이 따이 예~!,
에포이 따이 따이 예,
에포이 따이 따이 에포이 토끼 토끼,
에포이 토끼 토끼 예~!”
꼬마들은 까무러쳤다. 마루 바닥을 대굴대굴 굴렀다. 더 이상 막창자꼬리에서 웃을 힘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숨을 깔딱이며 자지러졌다. 한 소절씩 따라 하라고 하는데, 열 번을 불러도 부를 때마다 처음처럼 뒤집어졌다.
도저히 진행이 어렵다고 생각한 선생님들은 서로 눈짓을 교환하더니 다른 노래를 꺼내 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선생님들의 엄청난 실수였다.
“아~! 운니 운니 꺄와 운니,
아~! 운니 운니 꺄와 운니,
아~! 운니 꺄우스, 아 운니 꺄우스, 아우!, 아우!”
나는 지금도 이 노래가 어느 나라 노래인지, 무슨 뜻인지 모른다. 발음이 맞는지도 모른다. 그냥 들은 대로, 기억하는 대로다. 아무리 인터넷을 뒤지고 인공지능에게 물어봐도 모르겠단다. 이 노래는 에포이 토끼로 기진맥진한 꼬마들을 거의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선생님들은 주님이 보내신 사람들이 확실했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웃음이 잦아들기까지 며칠을 기다렸고, 아이들이 노래에 맞추어 혼자서도 율동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쯤 느닷없이 전도사님이 나타나서 작별의 시간이 다가왔음을 알렸다. 작별 인사를 하던 선생님들은 천국에서 재미있게 놀게 해 준 천사 여러분에게 감사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가끔 그 선생님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운니 운니 꺄와 운니가 무슨 뜻인지 물어보고 싶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