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 대한 생각
아이스하키선수가 스케이트를 타지 못한다면?
요리사가 칼을 사용할 줄 모른다면?
사진작가가 카메라를 사용할 줄 모른다면?
택시드라이버가 운전을 할 줄 모른다면?
자본주의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돈을 모른다면?
돈을 알아야 한다. 거창한 이유는 필요 없다. 그저 생존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재미 있는 사실은 이렇게 중요한 것임에도 나는 돈에 대해 제대로 된 교육을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며칠 전 지인 분께서 던져주신 화두에 대해 잠깐 생각해본다.
우리 사회에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돈을 밝힌다"는 의미와 우리가 진정으로 배우고 익혀야 하는 "돈을 안다"는 의미의 차이!
"돈을 안다"는 표현은 돈의 본질과 그것이 지닌 힘, 역할, 그리고 영향력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마치 한 사람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듯, 돈이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알고 있다는 의미이다.
돈을 아는 사람은 단순히 돈을 많이 가진 것이 아니라, 돈이 어떻게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며, 때로는 삶의 방향을 바꾸는 지를 이해한다. 이는 경험과 통찰을 통해 얻어진 지혜에 가깝다. 예를 들어, 돈을 아는 사람은 돈이 행복을 살 수는 없지만, 때로는 불행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한다. 돈을 아는 사람에게 돈은 단순한 물질적 수단을 넘어, 삶의 여러 층위를 꿰뚫어보는 렌즈이다.
돈을 아는 사람들은 또한 자신에게 필요한 돈은 얼마나 되는지,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언제쯤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알고 있다.
이들은 돈에 대한 계획이 분명하게 세워져 있기 때문에 돈에 끌려 다니지 않고, 오히려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이는 마치 바다를 항해하는 선장이 명확한 항로를 알고 있어,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이들은 장기적인 투자와 재정 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미래를 준비하며, 필요한 만큼의 돈을 확보하는 데 집중한다. 그리고 충분한 돈이 확보되면 더 이상 돈을 쫓는 일 따위는 하지 않는다. 돈은 오직 수단가치일 뿐이라는 사실과 끝이 언제인지를 명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돈을 아는 사람들은 투자의 중요성을 깊이 이해한다. 투자는 단순히 부를 축적하는 수단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고 안정적인 삶을 도모하는 과정이다. 돈을 아는 사람들은 투자를 통해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시간의 가치를 극대화한다.
투자는 마치 나무를 심는 것과 같아서, 초기에는 보이지 않는 성장을 기다려야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큰 나무가 되어 그늘과 열매를 제공한다. 돈을 아는 사람들은 심어만 놓는다고 아름드리 나무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다. 끊임없는 관심 속에 물도 주고 가지도 치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자신의 자산을 관리한다. 그리고 이 과정을 인내심 있게 기다릴 줄도 안다.
반면 "돈을 밝힌다"는 표현은 돈에 대한 강한 욕망과 집착을 나타낸다. 이는 마치 불나방이 불빛을 향해 날아드는 것처럼, 돈을 향한 끝없는 갈증과 추구를 의미한다. 돈을 밝히는 사람에게 돈은 목표 그 자체이며, 그들은 돈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돈을 밝히는 사람의 마음속에는 돈이 주는 권력과 쾌락에 대한 강한 갈망이 자리잡고 있다. 그들은 돈이 주는 외적인 빛에 이끌려, 때로는 도덕적, 윤리적 가치를 넘어서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돈을 밝히는 사람에게 돈은 삶의 전부이며, 그 빛 아래에서 모든 것이 판단되고 결정된다.
그러나 돈을 밝히는 사람들은 투자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빠른 이익을 추구하며, 눈앞의 유혹에 쉽게 흔들리기 때문에 장기적인 투자보다는 단기적인 투기에 집중하기 쉽다. 이러한 접근은 종종 큰 리스크를 동반하며,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 돈을 밝히는 사람들에게는 투자가 마치 도박과 같아서, 큰 수익을 얻을 수도 있지만, 큰 손실을 입을 위험도 상존한다. 그들은 끝이 어디인지 모르기 때문에, 아니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끝도 없이 돈을 쫓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탐욕은 결국 그들을 돈의 노예로 만들고 만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말이다.
따라서, "돈을 안다"는 말은 돈의 본질과 그것이 인간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이해하는 성숙한 관점을 의미하며, 이러한 관점에서 투자의 중요성을 인식한다. 반면 "돈을 밝힌다"는 말은 돈에 대한 강한 집착과 탐욕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투자를 도박처럼 생각할 위험이 있다. 돈을 아는 사람들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의 가치를 이해하고 실천하며, 이는 궁극적으로 안정적이고 풍요로운 삶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
돈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될 것인가? 돈을 밝히는 사람이 될 것인가? 아니면 그저 돈을 외면하는 사람으로 남아 있을 것인가?
"글을 모르는 것은 사는 데에 다소 불편할 따름이다. 하지만, 금융을 모르는 것은 생존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금융맹이 문맹보다 더 무섭다." _ 앨런 그린스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