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인정하게 되었다
나는 알고 있었지만, 끝끝내 외면하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니 인정하게 되었다.
나는 33살 그림을 그리는 작가다.
물론 아직은 부업 정도의 수입으로 집 근처 메가커피에서 일하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바리스타로 개인 카페에서 팀장급으로 일해왔지만,
사람들에게 질려 일은 하지만 책임감이 덜한 알바를 하기 시작했다.
나이도 어느 정도 있고, 카페 알바로만 어디에서 소개하기에 부끄럽기에 사람들에겐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취미로 그리던 그림으로 돈을 벌면서,
내가 잘만 하면 본업 정도의 수입을 벌이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이게 본업이 되어서 그런지 번아웃과 무기력증이 장기간 오고, 그림 그리는 걸 숙제처럼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알바만 1년 넘게 하고
정작 나는 발전이 크게 없었다.
왜 그런가 생각해 봤더니 나는 보통 음식이나 메뉴판, 사람들 일러스트를 그려 돈을 벌었다.
그런데 내가 주로 업로드하는 그림들은 보통 풍경, 감성 그림을 그렸었다.
이제야 내가 외면하던 진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팔리는 그림이 아닌 취미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나도 다른 작가님들처럼 감성 그림을 주로 하고 싶었고, 그저 그릴 때 내가 더 힐링이 됐었던 거 같다.
내 이상과 자기 연민 그리고 현실에 안주하며 살았던 것들이 쌓이고 쌓여, 나를 더 가둬놓고, 더 피폐하게 살게 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들이 모두 독이었나 싶다.
아니 독이었다.
내가 선택했던 모든 일을 후회하지 않지만,
이렇게 하나씩 인정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