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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모카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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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라 Jul 31. 2023

먹보 고양이의 카레자국과 점

모카의 입 주변

    모카는 먹보이다. 정말 잘 먹는 모습을 보일 때는 '먹카'라고 부르기도 한다. 모카는 함께하기 시작한 날부터 밥을 잘 먹었다. 함께한 지 750일이 넘어가는데, 밥을 남긴 적은 손에 꼽는다. 물론 간식은 워낙 다양해서 싫다고 거부한 적은 있지만 주식인 밥은 남긴 기억이 없다.

    한창 성장기 일 때 배가 고프면 자동급식기 앞에 가서 밥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그 모습을 보고 집사는 너무 웃기고 짠해서 수동으로 빨리 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밥을 먹고도 성에 차지 않을 때는 자동급식기 입구를 앞발로 털어서 끼인(?) 사료를 덤으로 더 먹곤 했다.

    성묘가 된 요즈음은 성장기 때 깜찍한 행동은 잘 보여주지 않지만, 사료 그릇은 여전히 뚝딱 비워준다. 선천적인 건강 특징으로 병원을 주기적으로 가는데, 갈 때마다 밥을 잘 먹는 것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일인지 느낀다. 고양이가 밥을 먹지 않는 것은 경우에 따라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아프면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말할 수 있지만, 고양이는 아프면 활동성이 떨어지다 밥을 안 먹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노화가 많이 왔을 때도 비슷하다. 그래서 언젠가 모카가 잘 먹지 못하게 된다면, 마음이 무겁고 슬퍼질 것 같다.


    모카의 입 주변, 일명 뽕주뎅이에는 검은패턴과 노란 패턴이 각각 양쪽으로 있다. 재밌게 지어낸 집사들만의 상상 속 이야기 이겠지만, 뽕주뎅이 패턴은 아기 고양이가 태어나기 전의 행동으로 나타난다는 이야기가 있다. 카레 비스무리한 음식을 냠냠 먹고 태어난 고양이는 입 주변에 카레자국이 있는 것이다. 우리 모카는 이 이야기에 따르면 카레도 먹었다가 짜장도 먹었나 보다. 역시 날 때부터 먹카였는지 입 주변의 패턴이 짙고 다채롭다.

    성묘가 되면서 입 주변에 검은 점도 많이 생겼는데, 가끔 보면 인간 아이가 짜장면을 맛있게 묻히면서 먹은 모습만 같아서 웃음이 나고 귀엽다. (고양이는 커가면서 점이 생길 수 있으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좌)애기때 연하던 입주변 패턴은 (우)커가면서 선명해졌어요!
귀여운, 짜장과 카레 자국
밥 언제 나오는지 기다리던 성장기 ㅋㅋ
와그작와그작, 정말 맛있게 완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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