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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 Lee Oct 22. 2021

◆39.부다6:몽골침입에 바쳐진 공주 자취, 머르키트섬

구국을 위한 부왕의 기도 약속 따라 수도원으로 간 공주의 짧은 생애 자취

구국기도 약속지켜 수녀원 간 머르기트 공주

며칠 새 이 도시는,

초여름을 방불케하는 더위와,

거센 비바람으로 옷깃을 여미게 하는 날씨가 엇갈리며

여행자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다행히 오늘은 날씨가 나쁘지 않아서

이전 방문 시, 공원 규모에 놀랐던 머르키트 섬을 가기로 한다.

패키지 일정으로 바쁘게 돌아보던 중에,

언제고 제대로 천천히 돌아보리라던 그때의 희망을 드디어 실현하게 된것이다.


섬은 남쪽이나, 북쪽 어디로든 입장이 가능하고

교통편이 많은데,

특히 마가렡 다리 중간에 정차하는 트램 3번이나 4번은 섬 남쪽 입구와 가까워서 편리하다.

만약 여행시간이 제한적이라면

섬의 북쪽으로 들어오는 26번 버스를 타고 진입해서

섬의 남쪽으로 종단하며 이동했다가 다시 U턴으로 되돌아나가는 운행 코스를 따라

버스 안에서 빠르게나마 훑어보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머르기트 섬에서 짧게 살다 간 헝가리 공주

다뉴브 강 가운데 배처럼 떠있는 이 섬은

길이 2.5㎞, 너비 500m, 면적 0.965 km²의 크기로, 섬 전체가 녹지공원이다.

마거랫 다리 위 붉은 위치 표시는 트램 3번, 4번 정류장( goole map )

섬의 이름 머르키트에는 사연이 담겨있다.

헝가리의 선조인 머저르족이 처음 정착한 곳은 옛 로마의 점령지였던 판노니아 평원이었다.

5세기 전반 훈족이 주인이었던 그 곳에 9세기 머저르족이 이주하였고,

그들의 중심도시는 부다페스트에서 북서쪽으로 50Km 거리에 있는 에스테르곰이었다.

번성을 거듭하던 헝가리는 벨라 4세 때인 1241년,

몽골 침입으로 궤멸의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왕은 멀리 크로아티아의 트로기르까지 피신해야 했다.

절체절명의 궁지에 몰린 벨라 4세는

급기야 몽골군을 물리쳐 주면

자신의 딸인 머르기트 공주를 신에게 바치겠노라는 기도를 올리게 되었다.


그러자 러시아의 여러 공국들을 점령하고,

독일 기사단과 폴란드 연합군을 물리쳐가며 엄청난 기세로 몰아쳐왔던 몽골군이

1242년 갑자기 본국으로 철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몽골 왕실의 내분으로 인한 것이었지만

덕분에 헝가리는 간신히 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다.

이에,

왕은 수도를 에스테르곰에서

요새 지형인 부다페스트로 옮겨 성을 쌓기 시작했고,

자신의 기도가 응답받은 것이라며 기도의 약속대로 머르기트 공주를 수녀가 되게 했다.

부왕의 뜻에 따라 공주는,

섬 안의 도미니끄 수도원에 들어가서

20여 년간 빈민들과 병자들을 보살피며 살다가 1271년 29살로 요절했다.

이후 섬 공주의 이름을 따라 '머르기트 섬'이 되었고, 성당도 세워졌다.

교황청은 후에 공주를 성녀로 추서하였다.


그러다가 1796년

오스만에 이어 헝가리를 지배한 합스부르크 가의 백작이었던 아크 듀크 조셉이

이 섬을 통째로 사들였다.

그는 이곳을 공원으로 탈바꿈하여 왕가의 토끼 사냥터로 사용하였다.

그리고 1908년에 이르러

부다페스트 시가 백작의 후손들에게 섬을 사들여 시민들에게 개방하게 되었다.



공원 남단에서 입장했으므로,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살펴보기로 한다.


부다페스트 도시 통일 100주년 기념비

섬의 입구에 들어서면,

부다페스트의 도시 통일 100 주년을 기념하는 기념비가 먼저 눈에 띈다.

높이 4.5m에 달하는 트위스트 형태의 브론즈 기념비는

페스트 - 부다 (pest-Buda)와 오부다 (nuda)의 통일 100 주년을 기념하여

1972년 이스트 반 키스 (István Kiss)가 제작했다고 한다.


부다페스트의 지역간 통합  100주년을 기념하는 비


공원에 들어서면 나무들 규모에 우선 압도된다.

압도적인 규모의 나무들

음악 분수

음악과 함께 하는 분수쇼

밤에 조명을 비춘다는 분수대는

낮에는 음악과 함께 분수쇼를 한다.

공원에 있는 분수 치고는 규모도 크고

음악 곁들인 쇼의 길이도 길어서 볼만 했다.

물보라가 흩뿌려지는 분수 앞 나무의 높이가 상상 초월이라,

나무 그늘 드리운 터가 널찍해서 많은 이들이 이 그늘 안에서 분수를 감상하고 있다.

반대편 분수 주변에는 선베드와 같은 긴 의자가 놓여있어,

발품 심하게 팔고 있는 여행자들에게는 고맙기 그지없는 휴식공간을 제공해준다.


1823년에 심어졌다는 거목

1823년에 심어졌다는 거목의 규모

거목 사이의 공원 안 산책로 사이로 관광객을 실은 카트가 달리고 있다.

산책로의 섬 일주용 카트


머르키트 공주의 자취와 폐허

섬의 중간 지점의 서쪽으로는 폐허들이 남아있다.

프란체스코 수도원, 공주가 살았던 도미니카 수도원, 공주의 묘지 터 (Szt. Margit Sírja)  등의 무너진 벽과 잔해들 사이를 거닐자니,

굴곡진 헝가리 역사의 한 페이지가

세월 거슬러 선뜻 밀착되어진다.

폐허로 남은 도미니크 수도원과 공주의 묘 터 인근
성 미카엘 예배당

아담하지만 고풍스러운 성 미카엘 예배당도 볼 수 있다.

주변 조각공원에는 헝가리 유명인들의 흉상이 군데군데 배치되어 있다.     


로즈 가든과 산책로

섬 중앙에 자리한 로즈 가든은

계절 상, 장미 대신 다른 꽃들이 푸른 잔디와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

잔디와 꽃으로 꾸며진 꽃 정원( 로즈 가든 )
산책로
공원의 나무 규모들

섬 양안으로 도나우 강을 지나는 배들이 보인다.



야외 공연장과 Water Tower

멀리서도 보이는 탑은 Water Tower이다.

탑 주변의 야외 공연장은 연중 다양한 공연들이 펼쳐진다고 한다.

Water Tower
야외 공연장( Open-Air Stage: 홈페이지 발췌 )

섬 안의 온천 시설

섬의 서쪽 미네랄 풍부 온천이 있다는데

날씨 탓인지 계절 탓인지 야외 온천장은 이용객이 안보이고,

호텔 온천 시설에는 이용객들이 오가고 있다.

군데군데 체육시설과

야외극장, 수영장, 어린이 놀이터, 그리고 작은 동물원 등이 섬에 자리한다.


섬의 북쪽을 향해 가는데, 섬의 전체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미니어처 정원, Japanese Garden이 나타난다.

일본 정원

뮤지컬 우물 (Musical well)

음악 우물은 1820년에서 1822년 사이에,

헝가리 제작자이자 엔지니어인 Péter Bodor가, 트란실바니아의 Marosvásárhely(현재 루마니아 Târgu Mureş) 마을을 위해 지은, 

세계 최초 음악 우물'복제물'이다.

원래의 그 우물은 1836년 눈보라로 파괴되어 복원되지 않았고,

1936년에 마거리트 섬에 건설된 이 복제 건축물은 1954년과 1997년에 복원되었으며

작동은 수압이 아닌, 전기로 이뤄진다.

낮에 매시간 음악을 연주하는 관광 명소라고 하는데, 아쉽게도 음악을 듣지는 못했다.

측면에 2개의 아치형 계단이 있고,

상단 돔 지붕에 있는 동상은 아폴로 상이다.

뮤지컬 우물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면 천천히 걸어서 돌아볼만한 규모이다. 잠시 멈추어서, 노정의 누적된 피로를 풀기내기에 맞춤한 곳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온천을 이용할 수 있다.


숲 속 의자에 앉신선한 공기를 선사해준 

 머르키트 섬과의 두번째 해후.

돌아온 남쪽 입구 근처,

음악 분수의 현란한 추임새 마무리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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