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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 Lee Oct 30. 2021

◆41.비오는 심야, 안오는 버스에 애타는 홀로여행자

겔레르트 언덕과 모리츠 광장, 그리고 오지않는 리예카행 심야버스 기다리기

부다페스트 마지막 날, 모리츠 광장 주변 둘러보기

부다페스타 6일째 마지막 날, 

오후 8시까지 더 둘러본 다음,

야간버스로 크로아타아 리예카 출발 예정이

가방은 숙소 리셉션에 맡기고, 

모리츠 지그문트 광장(  Móricz Zsigmond square )으로 향한다.

19번 트램(혹은 41번)을 타고

부다 언덕 아래, 도나우강 연안을 끼고 오르내리면

강변 트램 드라이브 코스 된다.

강 건너 페스트 지역과 국회의사당에, 마지막 눈도장을 찍는다.

되돌아온 모리츠 광장,

부설된지 상당히 오래 됐음직한 철로 너머, 작은 Feneketlen 호수가 보인다.

Feneketlen 호수
공원의 조형물
어린 나이에 순교한 János Brenner 신부

입구에 1957 년, 어린 나이에 순교 한 가톨릭 신부 János Brenner 동상이 호수를 보며 서있다.

잘 조경돼있는 공원이 큰 길가에 있으니, 여행자의 피곤한 걸음을 잠시 멈추게 할만 한 장소이다.

수 건너편 센팀레바로스 성당에서는 결혼식이 열리고 있어, 성장한 하객들이 안으로 몰려 들어간. 결혼식 풍경엔 늘 축하의 마음이 보태진다.

Church of Szentimreváros

헝가리 농업 및 생명 과학 대학

성당 옆에 '헝가리 농업 및 생명 과학 대학'의 원예학부가 자리한다.

마침 식물 바자회가 열리고 있어서, 주민들이 많이 와 있다.

가정에서 키움직한 작은 화분, 묘목, 그리고 식물로 만든 생활용품과 장식품들이 판매품목이다.

음식도 팔고, 방문객들의 반가운 인사가 교환되는 걸로 보아, 지역 잔칫날 격의 정기 행사인 듯하다.

대학 캠퍼스와 실습지
실험부지
부속건물

모리츠 광장에서 19번 트램을 타고 5 정거장 더 가면 나타나는

Szent Gellért's Church는

바로 옆, 세인트 겔레르트 묘지 장례식이 열리는 교회로, 건축물이 약간 특이하다.

교회 앞의 검은 천사상                성 겔레르트 상

광장에서 27번 버스로 겔레르트 언덕에 올랐다.

모리츠 광장과 겔레르트 언덕간 거리는 약 1.3km로 22분 소요 , 도보이동 가능하나,

언덕에서 내려오는 코스로 잡으면 더 넓은 지역을 둘러보기에 편할듯 하다.

도보로 밤길 이동은 길이 외지고, 헷갈릴수 있어 '비추천'이라고 한다.


겔레르트 언덕과 시타델라

마녀의 소굴이었던 이 언덕에는 와인을 제조하는 농가들이 있었는데, 밤마다 마녀들이 와인을 훔쳐가곤 했다는 고대로부터의 전설을 가진 곳으로 11세기 전까지는 케렌이라 불렸다.

근대에 들어서는 헝가리의 요동치는 국운의 상채기가 서린 장소이기도 하다.

'겔레르트' 언덕이란 명칭은,

헝가리인들을 가톨릭으로 개종시킨

이탈리아 선교사 겔레르트가, 

이교도들에 의해 나무통에 넣어 

이 언덕 절벽에서 강으로 떨어져 순교한

11세기 이후 붙여졌다고 한다.

언덕에서 내려다 본 강 건너 페스트지역

언덕 위 부다와, 강 건너 페스트가 하나의 시로 통합된 것은 1950년대의 일이라고 하며, 많은 경제적, 문화적 차이를 지닌 두 지역은 오랜 세월, 강을 경계로 나뉘어져 있었다고 한다.

40미터 높이 자유의 여신상

시타델라 요새와 자유의 여신상

겔레르트 언덕 정상에,

1848년 헝가리 독립혁명을 진압한 오스트리아군이,

부다페스트 시민들을 감시하기 위해 건설한, 

시타델라 요새가 다.

제 2차 세계대전 때에는 독일군들이 이 요새에 방공포대를 설치하였,

이에 그 독일군을 격퇴한 소련군이 

승리의 기념으로 종려나무를 든 여신상과

전승탑을 언덕에 건설하였다.


소련으로부터의 자유화를 이룬 이후,

소련의 잔재인 전승탑이 해체됐는데,

뼈아픈 과거를 잊지 않기 위해

자유의 여신상 남게되었다고.

 

언덕을 내려와, 강 건너 그레이트 마켓 홀에

간식거리 몇 가지 챙겨 숙소로 돌아오는 길을

뉘엿뉘엿 도나우강에 번지는 석양이 배웅한다.


리예카행 심야버스

다음 행선지 리예카행 버스는 밤 11시 55분 발 심야 버스로, 내일 아침 8시 도착 예정이다.

맡겨둔 가방을 챙겨 건너편 지하철역으로 간다.

국제선 버스 터미널 이동은 'Nyugati 역에서 M3 지하철, 17분 거리 일곱째 정거장 하차'란  정보 따라 역사로 들어가려니, 역무원이 저지한다.

그러고 보니 그 많던 승객들이 안 보인다.

역무원의 몸동작을 지상으로 나 버스를 타라는 정도로 이해하고 돌아선다.

버스 정류장에 있던 다른 여행자에 의하면 오늘 파업으로 지하철 운행정지란다.

어제던가? 이 거리의 대규모 행렬이 떠오른다.

터미널 이동은 사전 검색자료에 의존하는 터라, 시간 넉넉히 남겨 출발하기 다행이다.


네플리게트(네플리제) 버스 터미널은 밤 11시 이후 폐쇄

헝가리 국내 및 국외 버스 승하차장 네플리게트 터미널은 꽤 크다.

자정  출발이라 4시간이나 남았으니, 인근 동네 구경에 족한대도

가 와서, 대합실 안 머물기로 한다.

마침, 남미 홀로 여행자와 환담을 나눠보지만, 시간 더디만 하다.

대합실  승객들이 점차 줄어들면서,

 실내에 한기가 스며다.

건너편 상가 불빛꺼진 지 오래,

둠을 우는 줄기로 심란해진다.


설상가상,

밤 11시가 되자 버스터미널 대합실 건물을 폐쇄한다며 나가다.

( 터미널 운영시간 4:30-23:00  나중 확인 )

밤이 깊어 갈 만한 카페도 없으니, 의자 없는 버스 정차장에 서서 기다릴밖에.

어린아이를 포함해서 상당수의 사람들이 망연히 빗줄기를 바라보며 서있다.

자정을 넘긴지도 이미 오래,

어쩌다 버스가 보이면 모두들 목을 빼고 쳐다지만, 터미널 뒤, 주차장으로 들어간 버스는 되돌아 나올줄 모른다.


하염없이 기다리는 FLIX 버스

기다리며 서 있던 사람들 숫자가 웬일인지 점차 더 줄어드니,

나만 로 남겨질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한.

버스가 이대로 안온다면 ?...

터미널 주변 지는 차 해졌고,

인근 어디에도 숙소 간판 뵈지 는다.

아까 미리 숙소를 검색해둘걸 하는 후회 해보지만

이런 경우를 어찌 예상으랴!

      

네플리게트 버스 터미널 (홈피 발췌)

추위와 어둠,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외톨이 여행자의 심란함이 최고조에 달하고도 한참 더 지난 ,

한시간여 지각한 버스가 드디어 나타났.     

한마디 해명도 없는 Flix 버스 기사들에게

 나기는 커녕,

결행 아닌 것만으로 감사할 지경...

나뿐 아니라,

다른 승객들 중 누구도 늦장 버스에 항의하지 않는 이 집단 분위기는 또 뭔지?

좌석 번호 없는 버스라서 일단 자리 잡고 보니, 

장거리 이동의 행운, 옆자리 공석!

걸로나마

강렬했던 5시간 기다림 위로로 삼는다.


버스 앞문 출입구 앞자리는 ROYAL 석

그때 늦게 올라아시아계 중년 여성이,

출입구 맨 앞자리에 앉으려고 하,

'앞자리는 ROYAL 석이며, 우리(운전기사 두 사람)가 지정한 사람을 앉히는 좌석'이라 기사 제지한.

 이어서 "당신이 royal 이냐?" 기사의 힐난 성 반복 질문에,

여성 두어 마웅얼거리다, 이내 버스 뒤편으로 비칠거리며 옮겨간다.

지켜보던 내 신경이 곤두서는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허둥지둥 거의 마지막으로 올라 탄 유럽인(외모 기준 판단)에게, 기사는 흔쾌히’ Royal석을 헌정한.


나도 예전 크로아티아 여행 중 제지 당한 적이 있, 뉴질랜드 여행 중에도 목격한  있.

(일부러 비워두는 좌석이거나, 기사들의 옷이나 소지품을 올려놓기 위해 앞자리를 모두 비우는 버스는 논외)


여행자라면 누구나 희망하는 버스 앞자리 차지는,

좌석 지정 가능한 경우, 빠른 예약으로 선택할 수 있고,

때론 여행 내내 차지하는 행운이 따르 .

그럼에도

드물지 않게 만나는 이런 상황이,

동양인 나를 자극한다.


비는 그칠 줄 모르고,

어둠은 너무 진하고,

고,

고단해진 

심야의 여로는,

리예카를 향

검은 장막 으로 빨려들어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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