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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콩콩팥팥

창작, 이야기, 효심 깊은 가족

by 죽림헌 Jan 2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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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철이네 가족은 서울에 살고 있다.

제법 괜찮은 동네의 고층아파트에 산다

아버지와 어머니, 형과 나 모두 네 식구다 형은 중학교에 다닌다.

나는 초등학교 4학년이다.

할머니께서는 서울과 거리가 멀지 않은 작은 도시에서 혼자 사신다. 시골이다.


버스를 한 번 타고 1시간쯤 가면 할머니집이다.

지하철로 갈 수 있지만, 역에서 내려 30분쯤 걸어가거나 마을버스를 타야 한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간다.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차창으로 밖을 구경한다. 아름답다

영화가 상영되듯이 바깥풍경이 지나간다. 구경하는 것이 재미있다

옛날에는 우리 가족이 일요일마다 할머니댁에 갔다. 함께 갈 때는 엄마가 우리 차를 운전하여

간다

요즘은 아버지, 어머니가 바쁘셔서 형과 나 둘이서 할머니 댁에 갔다.


형이 중학교에 들어가고는 형은 방학 때 며칠 동안 있다 공부 때문에 집으로 간다. 

사람들이 우리 가족을 효자가족이라 하였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효자효부라 하였다


형이 중학생이 되고 나서 형은 학원과 공부를 해야 해서 나 혼자 할머니댁에 간다.

나도 나중에 중학생이 되면 할머니댁에 형처럼 자주 오지 못하고 방학 때만 올지도 모른다.

나는 영철이다. 형은 영호다  형은 공부도 잘하고 착하고 잘 생겼다. 

여학생들에게 인기 있다. 그래도 잘난 체하지 않는다.


나는 형보다 좀 못생겼다. 아버지 닮았다. 그렇지만 키는 형보다 크다.

나는 겨울방학이 되어 할머니댁에 혼자 간다. 벌써 기분이 좋고 할머니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어머니가 할머니께 전하는 책도 한 권 가지고 간다.

할머니는 시를 읽는 것을 무척 좋아하신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따뜻한 창가에 앉으셔서 돋보기를 끼시고 시집을 읽으실 때 간혹 고개를 들고 먼 하늘을 보시곤 하신다

내가 하늘을 보니 그냥 하늘이었다.


그렇지만 할머니가 돋보기를 벗으시고 먼 하늘을 보시는 모습은 하늘 그곳에 무엇인가 있는 듯하였다.

간혹 할머니는 노트에 글을 쓰시고 하신다.


하얀 머리에 창가에서 빛을 받으시며 앉아있는 모습은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한다.

하얀 머리카락이 꼭 은색 실 같다. 아니 금실과 은실이 섞인 것 같다.


  영철이가 마을입구에 내려 들판을 보니 눈이 하얗게 덮여있고 멀리 보이는 산도 눈고깔모자를 쓰고 

오후햇빛에 눈부시게 반짝인다. 


수확 끝난 들판에는 지난가을에 허수아비가 있던 곳에 이제는 눈사람이 빨간 털목도리를 하고 나뭇가지로 

만든 팔을 벌려 나를 반기는 것 같다.

할머니집 마당의 감나무는 감이 몇 개 남지 않았을 것이다 까치먹이라 하셨다.


벌써 마음이 설렌다. 

버스에서 내려 조금 걸으면 마을회관이 있고 여름에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쉬시는 정자나무도 있다

5분 정도 걸으면 할머니집이다.


할머니집은 할아버지가 계실 때 현대식 양옥으로 새로 지으셨다.

아버지 말씀으로는 할아버지가 혼자 남으실 할머니를 위해 마지막 선물로 지어주신 것 같다 고하였다.


할머니는 항상 말씀하신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고 하셨다.

할아버지가 예쁜 콩을 심으셔서 아버지가 나신 거라 하셨다. 

그리고 우리도 속이 깨끗하고 알이 꽉 찬 예쁜 콩이라고 하셨다.

우리는 모두 좋은 콩인 가족이다. 그래서 모두 효자고 사랑이 많단다.

심은대로 거두었다고 하셨다


영철이가 할머니를 크게 부르며 현관에 신발을 날리듯이 뛰어 들어간다.

"할머니~ 할머니~"

할머니께서 부엌에서 나오시며 얼굴에 웃음과 기쁨 가득 담은 얼굴로 나를 반긴다.


할머니 : 아이고 내 효손 왔냐, 어서 오너라 춥다, 배 고프지

영철이나 할머니가 똑같다 반가워 어쩔 줄 모른다.


할머니 : 영철아 춥지는 않았냐, 차조심하고 다니지, 밥 차려줄 태니 밥 먹으라.

영철 : 할머니 한꺼번에 물으시면 제가 뭐부터 답해요. 할머니 춥지 않았고, 차조심했고, 식사는 했어요

할머니 : 그래 그럼 간식 줄까, 고구마도 삶아두었고 곶감도 있고 식혜도 만들어 두었다. 사탕도 있다

영철 : 할머니, 곶감하고 식혜 주세요, 사탕은 먹으면 안 돼요


할머니 의아해하시며 '왜'하고 물으신다

영철 : 할머니 제가 이가 아파서 어머니와 치과에 갔었어요 이가 썩었데요,

         의사 선생님께서 단것 많이 먹지 말고 먹으면 바로 이를 닦으래요.

할머니 안쓰러워하며 말한다

할머니 : 저런, 많이 아팠지, 그래 사탕은 먹지 말자. 치과에는 1년에 한 번씩 꼭 가야 한다.

            할머니가 병원이 멀어 가지 않았더니 결국 이가 좋지 않다

            곶감하고 식혜 줄게 항아리에 넣어둔 감도 시원하고 달고 맛있다.


할머니는 시원한 식혜와 곶감과 항아리에 넣어둔 살얼음 언 감도 가지고 오신다.

할머니와 영철이는 햇빛이 들어오는 밝고 따뜻한 거실에서 간식을 맛있게 먹는다.

영철이가 가방에서 어머니가 할머니에게 드리라는 시집을 내어 놓는다.


영철 : 할머니 엄마가 할머니께 드리래요.

할머니 만면에 화색을 띠며 책을 받아 눈으로 훑는다


할머니 : 내가 읽고 싶었던 시집이네, 네 엄마는 어떻게 이렇게 내 마음을 잘 아는지

하시며 무척 기뻐하신다.


영철이가 말한다

영철 : 할머니, 우린 예쁜 콩의 가족이거든요

할머니 웃으신다.

영철 :  할머니, 형은 요즘 바빠요. 학교 마치면 학원에 가고 공부 열심히 해요.


할머니 : 그래 그렇다고 하더라. 영호한테서 편지가 온다. 영호가 편지를 잘 쓰더라. 

            요즘은 한자를 배웠다고 제법 한자도 몇 마디 넣어 편지 섰더라

            꼭 추신을 넣어 네 아빠, 엄마소식도 전해준다.

            요즈음은 추신하지 않고 PS를 하여 소식 전한다. 

            기특하게 아빠, 엄마가 이런 일로 다투었다고도 전하고 


할머니 웃으시면 말씀하신다.

할머니 : 요즘은 끝머리에 할머니 다음 만날 때까지 건강하시고 이만 총총 이렇게 썼더라 제법,

           다음에 영호편지를 모아서 할머니가 책을 한 권 만들어 주어야겠다.

           [효손이 할머니에게 전하는 편지] 나 아님 [손자가 할머니께 보내는 사랑의 편지]라는 제목으로 

           뭐 제목을 어떻게 하든 책을 만들어 기억하도록 해 주려고,


영철이가 생각난 듯, 질투 나는 듯 

영철 : 할머니 나도 편지 쓸게요. 나도 책 만들어 주세요


할머니 : 그럼 할머니 보러 오지 않고 편지만 하려고, 

하시며 샐쭉한 표정 지으시며 영철을 보신다


영철 : 아뇨 할머니에게 오는 것은 그대로 올게요. 난 할머니가 좋고 시골도 좋아요. 

         그렇지만 편지도 할게요.


영철 : 할머니 모르셨죠. 아빠가 형에게 편지 쓰라고 했어요. 

         편지를 쓰면 전화로 다 못한 말들과 할머니에 대한 사랑을 전하고 문장력도 좋아진대요

         또 할머니가 혼자 계시니 걱정된데요. 

         그래서 편지를 써서 붙이면 집배원아저씨가 할머니댁을 방문하니까 할머니 안부도 알 수 있고

         할머니께서 편지를 기다리는 즐거움도 있다고 하셨어요


할머니 : 그래서 편지를 쓰기 시작했구나, 참으로 착한 내 자손들 그렇게 속 깊은 이유가 있었구나

할머니 감동하며 눈시울이 촉촉하게 젖는다.


할머니: 형은 무엇을 배우길래 그리 바쁘냐?

영철 : 할머니, 형은 중학생이 되었다고 헌법을 공부해요.

할머니 : 헌법을 왜 배우냐? 법대에 가려고 배우냐 그래도 너무 일찍이라 용어를 잘 이해 못 할 텐데

영철 : 그래서 아빠와 엄마가 형 모르는 것 가르쳐요. 엄마가 그랬어요. 

         모름지기 국민이면 자기 나라 헌법정도는 알고 배워야 한대요


영철 : 그리고 아빠가 그랬어요 가정경제나 나라경제나 같데요. 수입의 범위 내에서 꼭 필요한 것과 

         다음에 해도 되는 것이 있고  생활비를 교육비로 바꾸면 안 되고 교육비가 정해졌는데 그것을 

         또 학원을 늘리거나 해서도 안된다고 했어요. 수입의 범위 내에서 지출계획을 잡아야 하고 미래를 

         위해 항상 저축하고 준비를 해야 한대요. 잘못하면 가정이 파산한데요. 

         국가도 그렇데요. 미래를 위한 새로운 저축을 하지 않으면 파산이래요. 

         우리가 용돈 달라고 자꾸 주고 사치하고 낭비하면 안 된다고 했어요.


할머니 : 그렇구나 다음에는 학교에서 헌법이 교과목으로 채택될 수도 있겠구나.

            그래 네 엄마가 행정학을 배웠지, 네 아빠는 경제학을 배웠고 그러니 둘 다 허투루는 아니지

            할아버지도 법대출신이지만 쓰잘대기 없다고 하면서도 헌법은 자주 읽곤 하셨다.


영철 : 할머니 콩 심은 데 콩났네요, 근데 형은 장래꿈이 우주과학자가 꿈이래요

할머니 : 으음, 그렇구나 우리 집안에 과학자가 나오겠구나, 호호우리 영철이는 장래 꿈이 뭘까?

영철 : 저는 아직은 모르겠어요. 열심히 학교 공부하고 즐겁게 놀고 책 읽고 할머니에게 오는 것이 좋아요. 

        아빠가 서두를 것 없다고 꿈은 자주 바뀌니까 그때 결정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책 읽고 즐겁게 놀아도 

        좋데요. 형도 그랬는데 우주과학자가 되는 것으로 꿈을 정했데요.


할머니 : 그래 우리 효손 다 잘할 거야 우리는 모두 좋은 밭의 좋은 콩들이니까. 

            할머니와 손자는 곶감과 식혜, 차가운 감을 맛있게 먹었다. 


어느새 짧은 겨울해는 저물어 가고 눈은 더욱 밝게 빛난다. 

멀리 눈고깔모자를 쓰고 있는 산이 석양에 아름답게 물든다.

2025. 1. 25 죽림헌


우리의 마음의 진정한 설 명절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좀 힘드시드라도 마음에 주문을 외우세요.

시간은 절로 간다. 시간이 지나면 나는 집에 간다. 그리고 쉰다.

국방부시계는 어떻게든 흐른다(요즘도 하는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도시여자가 시골로 시집가서 죽을 만큼 힘든 상황에서 살아 남기위하여 터득한 방법입니다.

사실 예전에 짧은 명절휴가(3일)에 가는데 하루 오는데 하루를 미친듯이 일하다 다음 날 돌아와

쉬지 못하고 또 출근해야했습니다. 그때 자기체면법을 터득한 것입니다.

한번 해 보세요. 집에 간다. 그래도 시간은 흐른다. 그래도 국방부시계는 간다.

편안히 안전운행하시고 차례후 순차적으로 귀경하셔서 편히 쉼을 가지세요.

브런치 글 이미지 2


PS : 자꾸 오해하시는 것 같아 잠깐, 짧게 글 올립니다.

저는 무당파입니다. 집안내력이 그렇습니다. 정치하는 사람들 근처에도 가지 마라.

정치는 그들만의 하는 싸움이니 무엇을 보던 무엇을 말하던 다 믿지마라, 입니다.

저의 시댁에 행정고시, 사법고시출신 변호사가이 있습니다. 

제가 임용되어 교육원연수를 하고 100명이 넘는 교육생 중에 3등을 하였습니다.

워낙 아침잠이 많아 매일 늦게 수업에 들어가 뒷자리에 앉아 수업을 받았습니다.

결혼을 하고 어른들과 친지들에게 인사차 갔더니 교관 하시던 분이 계셨습니다. 

행시합격하고 잠시 교육원에 근무 시 저의 교관이었습니다. 그리고 사표내시고 다시 사법고시 도전하여 합격하셔서 변호사개업 후  열심히 하시던 분이 국회의원출마를 하였습니다.

우리는 생각했습니다. 3고시합격하면 대한민국에서 고시는 더 없으니 외무고시칠까 했습니다.

그런데 국회의원 출마였습니다. 

시아버님께서 의절한다고 하며 우리 모두에게 조금이라도 도운다고 근처에 얼쩡이면 의절이라 하셨습니다.

우리는 정치는 흙탕물이니 흙탕물에 발 담그지 마라 하셨습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의 정신없는 말에 머리가 아파 중국드라마체널 만 틀어놓습니다.

그런데 브런치에서까지, 머리아픕니다.


유명한 말, 악법도 법이다. 그래서 다른 개별법은 몰라도 헌법은 읽어야 합니다.

논어도 읽고, 성경책도 읽으니 헌법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헌법공부 #할머니와 손자의 대화 #효성스러운 가족 #편지의 효과 #예쁜 콩

#심은 대로 나고 거둔다 #살얼음 언 감 #들판의 눈사람 #선물 #할아버지의 사랑

#할머니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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