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디우스
앞에서 설명했듯이,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그리스ㆍ로마 신화 이야기다. 1편과 비슷한 내용이 많아, 중복된 내용은 제외하고 적어보겠다.
- 드뤼오페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드뤼오페는 요정들에게 바칠 꽃다발을 만들기 위해, 숲속에서 꽃을 꺾고 있었다. 어느 한 꽃을 꺾었을 때 줄기에서 새빨간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그 꽃은 파리아포스에게 쫓기던 중 나무로 변한 요정 로티스의 일부였다. 드뤼오페는 기도를 올리고 도망을 가지만, 결국 나무로 변하게 된다.
- 나쁜 의도가 없음은 고사하고 인간이 잘못됐는지 알아차릴 수 없는 행위에 대해서도 과도한 벌을 받았다. 무지는 용서의 이유가 될 수 없고, 인간은 미개척 영역을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 인간의 사고를 좁은 우리 안에 가두고, 통제의 편의를 위한 권력층의 계략이라고 생각한다.
- 생각보다 부녀 결혼, 의붓형제간의 결혼이 많이 등장한다. 아마도 당시에는 권력층 사이에 배신과 계략이 난무하지 않았을까.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믿음이 가는 사람들을 주위에 둬야 하고, 그것이 혈족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지금의 가족기업처럼 말이다.
- 아폴로(아폴론)와 넵투누스(포세이돈)는 인간을 모습을 하여 트로이아 축성을 도았다. 트로이아의 왕 라오메돈은 사례를 약속하지만, 완성 후 보답을 하지 않았다. 넵투누스는 트로이아를 물바다로 만들어버렸다.
- 한 나라의 왕(권력자)이어도 신의 심판으로부터 예외일 수 없다는 메시지를 준다. 결국 제사장과 최상류 층만이 신에 준하는 권력을 누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편으론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는 존재라는 사실이 씁쓸하다. 개인적으로 나는 경쟁을 좋아하지 않는다. 남들보다 조금 뒤처지더라도 경쟁에서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선다. 같은 편일 때는 서로 잘 지내며 공생관계를 이루다가, 편이 갈라지는 순간 남을 밟고 올라가려는 생명의 질서에 질색을 느낀다. 물론 이해는 가므로, 겉으로 내색하진 않는다.
나도 언젠가는 현대식 먹이가 될 것이다. 어디선가 자원이 무한히 나오지 않는 이상 생명이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마지막까지 나답게 살다가 이 생을 마감하고 싶다. 나 자신을 응원하고 나 자신과 헤쳐나가 보겠다. 모두에게 행운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