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쿠이 요시유키
어느 순간부터
수학이 단순한 계산으로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컴퍼스가 단순히 동그라미를 그리는 장비로 전락되지 않기 시작했다
단순했던 도형이 아름다워 보이기 시작했다
수학 법칙이 지구가 탄생하기 이전부터 존재했음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수학이 우주의 언어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는 평범한 K-직장인이다. 상상하기도 쉽고, TV에도 자주 등장하는 연출처럼 사무실에서 행정업무를 맡고 있다. 누구나 그렇듯 위에선 쪼고 밑에선 치고 올라오는, 마음 편할 날이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고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길에 올랐다.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 차오르기 시작했다. 귀가 후 '수학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퇴근 후 항상 1시간의 수학시간을 갖는다. 수학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과학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생겼다. 리처드 파인만의 양자역학,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등을 읽다 보면 누구나 수학이 진리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물며 '수'를 마치 신처럼 섬기는 피타고라스 학파도 있지 않은가.
수학이 내 직무와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수학 능력을 전혀 요구하지 않으며, 기껏 해봤자 엑셀의 가장 기본적인 함수(사칙연산) 정도 사용하는 것이 전부다. 수학 공부를 한다고 해서 이점 또한 딱히 없다. 오히려 단점뿐이라 말할 수 있다. 직장인이 그렇듯 개인 자유시간이 여유롭지 않다. 그 시간을 이용해 수학공부를 하는 것이므로,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될 뿐이다.
하지만 수학 공부를 계속할 생각이다. 대부분의 사람에겐 쓸데없는 낭비로 보일 것이다. 귀하디 귀한 시간을 이용해 굳이 수학을 누가 공부하겠냔 말이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수학은 우주를 지배하는 하나의 진리다. 수학을 통해 우주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다. 우주는 인간과 상관없는 머나먼 얘기가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이고 조금 더 친근하게 표현하자면 우리가 사는 집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수학을 통해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 궁극적인 경지이긴 하지만 조금 더 확장해 보면 인간은 우주의 먼 일부이기에, 수학을 통해 최종적으로 인간을 이해할 수 있다.
수학을 통해 세상과 가까워지는 이 느낌을 어떻게 독자에게 전할 수 있을까. 한 가지 예시를 들며 독후감을 마무리해보겠다. 우리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살고 있다. 세상살이에 관심 없이 하루 벌어 하루 살면 굶어 죽진 않는다. 하지만 나라에서 국민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이용하면 조금 더 혜택을 보며 살 수 있다. 한국 정책이 좋아서 한국 정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근본적으로 한국에 속하기 때문에 한국에 관심을 가지면 더 살기 편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인간은 우주에 속하기 때문에 우주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고, 우주를 이해하는 것이 자기 삶의 이해까지 이어질 수 있겠다.
표현이 영 어렵고 전달력이 부족한 것 같다. 뭐 어쩔 수 있겠는가. 혼자 즐기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