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트웨인
나는 문학을 즐겨 읽지 않는다. 여러 권을 읽어봤지만 하나 같이 아무 느낌이 들지 않아서다. 물론 큰 즐거움을 준 작품이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문학이 별로였다. 타율이 매우 낮았던 것이다. 한동안 좋아하는 과학 책을 주로 읽었다.
이 책 저 책을 읽다 보면 무의식 중에 문학의 중요성을 알게 된다. 이유를 딱 짚어 말하긴 어렵지만, 이미 만연히 읽히고 있는 문학이 중요하지 않을 리가 없다는 직감이다. 나름 독서를 취미로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문학을 배제할 순 없었다. 딱히 읽고 싶은 책이 있는 건 아니어서, 적당히 세계문학전집을 정주행 하기로 했다.
몇 권을 읽어봤지만 역시나였다. 세계문학전집이라고 해서 다를 게 없었다. 책을 읽어도 아무 감흥이 없고, 느낀 점도 없었다. 내가 읽는 방법을 모르는 걸까? MBTI가 T라서 그럴까? 나를 탓해보기도 하고, 이런 책이 어떻게 세계문학에 속할까? 괜히 책 탓도 해봤다. 내가 읽을 줄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인터넷 블로그에 정리돼 있는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읽어도 도무지 관심이 살아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평소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딱 한 가지 느낀 점이 있긴 있었다.
누구나 아는 말이지만 똑같은 말이더라도 누가, 어떤 상황에서 쓰냐에 따라 느낌은 다를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부잣집 부모가 자식에게 비싼 과외를 끊어주며 무심히 '열심히 해라'는 말과 가난한 집안에서 자식만은 교육을 시키보기 위해 끼니까지 굶어가면서 자식 뒷바라지를 하며 간절하고 절제된 '열심히 해라'는 말은, 글자는 같지만 담긴 무게가 다르다. 이것이 문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학은 무엇보다 작가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장르인 것 같다. 아무래도 단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표현하는 창구다 보니 작가가 어떤 상황에서 글을 썼는지가 특히 중요하다. 여태까지 나는 간절한 '열심히 해라'를 무심한 '열심히 해라'로 읽어왔던 것이다. 앞으로 소설을 읽기 전에 하루 정도는 작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앞으로의 독서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