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넷째 주 교보문고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TOP 10
이제 한강 신드롬이 사그라들기 시작하는 걸까요? 지난주 베스트셀러 TOP10 중 9권을 차지하던 한강 작가의 책 2권 『그대의 차가운 손』과 『노랑무늬영원』이 TOP10 진입 일주일 만에 밀려나고 신작 에세이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와 『유랑하는 자본주의자』에게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이제 주간 베스트셀러 TOP10에는 한강 작가 작품 7권이 남아있습니다. 여전히 엄청나게 대단한 성과이긴 합니다. 벌써부터 2024년 종합 베스트셀러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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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고기를 먹었어. 그 목숨들이 고스란히 그 자리에 걸려 있는 거야. 틀림없어. 피와 살은 모두 소화돼 몸 구석구석으로 흩어지고, 찌꺼기는 배설됐지만, 목숨들만은 끈질기게 명치에 달라붙어 있는 거야.
3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된 한강의 연작소설. 어느 날부터 육식을 거부하며 가족들과 갈등을 빚기 시작하는 ‘영혜’의 이야기가 그녀를 둘러싼 세 인물(남편, 형부, 언니)의 시선에서 서술된다. 가족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가부장의 폭력, 그리고 그 폭력에 저항하며 금식을 통해 동물성을 벗어던지고 나무가 되고자 한 영혜의 "식물적 상상력"을 보여준다.
이해할 수 없었던 한 가지 일은, 입관을 마친 뒤 약식으로 치른 짧은 추도식에서 유족들이 애국가를 부른다는 것이었다. 군인들이 죽인 사람들에게 왜 애국가를 불러주는 걸까. 왜 태극기로 관을 감싸는 걸까. 마치 나라가 그들을 죽인 게 아니라는 듯이.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맞서 싸우던 중학생 동호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과 그 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 정대는 동호와 함께 시위대의 행진 도중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쓰러져 죽게 되고, 중학교를 마치기 전에 공장에 들어와 자신의 꿈을 미루고 동생을 뒷바라지하던 정대의 누나 정미 역시 그 봄에 행방불명되면서 남매는 비극을 맞는다.
생명이 얼마나 약한 것인지 그때 실감했다. 저 살과 장기와 뼈와 목숨들이 얼마나 쉽게 부서지고 끊어져버릴 가능성을 품고 있는지.
겨울 어느 날, 경하는 인선이 통나무 작업을 하던 중 사고로 두 손가락이 잘려 봉합수술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는다. 인선은 병원을 찾은 경하에게 그날 안에 자신의 제주 집에 가서 혼자 남은 새를 구해달라고 부탁한다. 천신만고 도착한 인선의 집에서, 경하는 칠십 년 전 제주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과 얽힌 인선의 가족사를 마주하게 된다.
마침내 혼자 아기를 낳았다. 혼자 탯줄을 잘랐다. 피 묻은 조그만 몸에다 방금 만든 배내옷을 입혔다. 죽지 마라 제발. 가느다란 소리로 우는 손바닥만 한 아기를 안으며 되풀이해 중얼거렸다.
결코 더럽혀지지 않는, 절대로 더럽혀질 수가 없는 어떤 흰 것에 관한 이야기. 총 65개의 흰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 '그녀', 그리고 '모든 흰'이라는 세 개의 부 아래 소개된다. 한 권의 소설이지만 65편의 에세이가 담긴 한 권의 에세이집 같기도 하다.
서른 넘어야 그렇게 알았다
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
괜찮아
왜 그래.가 아니라
괜찮아.
이제 괜찮아.
2013년 출간된 한강의 첫 시집. 출간 당시 등단 20년 차였던 한강이 그간 틈틈이 쓰고 발표한 시들 가운데 60편을 추렸다.
가끔 생각해. 혈육이란 얼마나 이상한 것인지. 얼마나 이상한 방식으로 서글픈 것인지.
말語을 잃어가는 한 여자와 눈眼을 잃어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 여자는 어떤 원인도 전조도 없이 말語을 잃는다. 일상의 모든 것들을 다 놓을 수밖에 없었던 여자가 선택한 것은 이미 저물어 죽은 언어가 된 희랍어. 점점 눈眼을 잃어가지만 아마 일이 년쯤은 더 볼 수 있을지 모르는 남자. 가족들을 독일에 두고 십수 년 만에 혼자 한국으로 돌아와 희랍어를 가르치던 남자는 수강생 중 말을 하지도, 웃지도 않는 여자를 주의 깊게 지켜본다.
어느 순간, 갑자기 아버지의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 자식에게 찾아온다. 그것이 자식의 운명이다. 인생은 꼭 그렇게 힘들어야 하는 건가, 하는 의문 없이. 불만도 연민도 없이. 말도 논리도 없이. 글썽거리는 눈물 따위 없이. 단 한순간에.
한강의 핵심 작품들을 큐레이팅하여 엮은 책. 장편소설, 단편소설, 시, 산문,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사라진 정체의 시대에, 사람들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을까?
앉을자리가 없는 역에서 매일 출근하는 것과 간신히 생긴 자리를 할머니에게 양보해 드리는 것. 매일 일어나 게으름 피우지 않고 모니터를 켜고, 안전화를 신고 가게 문을 여는 그 삶이 사실 얼마나 굉장한 인생인지 넌 모를 거야.
삶의 행복에 가까워지는 방법에 대한 에세이집. 새로운 것, 짜릿한 것, 남들보다 높은 곳에서 행복하고 싶어 발버둥 치는 사람들에게 행복은 꼭 그런 데에만 있는 게 아니라 불행해지지 않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조용히 일러준다. 시끌벅적 기쁜 일을 찾아다니기보다도, 울 일이 없고 별다른 나쁜 일이 없는 하루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랬을 때에야 비로소 진정한 행복이 우리 곁에 온다고.
그간의 커리어를 내려놓는 일이 철저히 실패한 삶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포기하는 사람은 절대 승자가 되지 못한다는 말은 틀렸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집 없이 주식 투자하며 5년 동안 세계를 떠돈 30대 여자의 에세이. 9년 동안 교사로 일했고 남편은 대기업 인사담당자였던 신혼 1년 차 어느 날. 현재의 삶이 불행한 이유는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너무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전 재산을 처분한 돈을 주식 계좌에 넣고 5년간 60개 도시를 살아보듯 여행했다.
그대의 차가운 손 (9위→17위)
노랑무늬영원 (10위→2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