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변화가 만든 내일
옛날 속담에 “개 팔자가 상 팔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개는 놀고먹고 편하게 사는 것처럼 보여 사람들 사이에서 부러움의 대상이 되곤 했죠. 하지만 반려견을 키우는 제가 보기엔, 강아지의 하루도 그렇게 한가롭지만은 않습니다.
강아지는 마치 자기만의 미션을 수행하는 비밀 요원 같아요. 겉으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듯 보이지만, 실은 24시간 바쁜 스케줄로 가득 찬 삶을 살고 있죠. 주변에서 들려오는 온갖 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고, 코를 킁킁거리며 새로운 냄새를 찾아 나서는 모습이 꼭 탐정 같지 않나요? 주인이 간식을 들고 있으면 갑자기 ‘배우 모드’로 돌입해 자신이 가진 모든 귀여움을 총동원합니다. 꼬리를 흔들며 앉았다 일어섰다, 가끔은 돌고래처럼 점프까지 해가며 간식 획득에 전념하죠.
이쯤 되면 강아지의 하루도 ‘고단한 삶’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치열합니다. “개 팔자가 상 팔자”라는 말은, 어쩌면 그저 우리 인간들이 갖는 착각일 뿐일지도 모릅니다.
변화와 선택의 갈림길
우리의 삶도 강아지의 일상처럼 겉으론 단조롭고 반복적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 안엔 크고 작은 선택들이 쌓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때로는 이런 선택의 과정에서 삶이 정체된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뭔가 새롭게 시작하고 싶고, 성공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지만 변화의 두려움이나 실패의 걱정 때문에 발걸음을 멈추곤 합니다.
하지만 변화란 꼭 거창하고 극적인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제가 최근에 재미있게 느낀 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10년 전, 2014년에 제가 했던 선택들을 도표로 정리해 본 일이죠.
생각해 보면 그때는 큰 결정을 내린다고 느끼지 못했는데, 오늘날의 저를 돌아보니 그 선택들이 쌓여 지금의 제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만약 2014년에 “아, 나중에 하지 뭐”라며 공부를 미뤘더라면? 그 세미나에 참석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저는 분명 다른 모습일 겁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저는 예전에 어떤 세미나에 가느냐 마느냐를 두고 무려 일주일이나 고민했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엔 그 선택이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곳에서 우연히 만난 한 분과의 대화가 제 커리어의 전환점이 되었죠. 작은 선택이 얼마나 큰 결과를 가져오는지, 새삼 실감하게 된 경험이었습니다.
어제의 나에게 감사하기
제가 강의를 하는 보호관찰소의 현관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오늘 내가 감사해야 할 사람이 있다면 어제 좋은 결정을 선택한 나다.”
이 문구는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 말입니다.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불명예스럽게 된 사람도 있지만, 오늘 또 다른 선택으로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결국 우리의 선택은 미래의 나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씨앗입니다.
10년 후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그렇다면, 지금으로부터 10년 후인 2034년에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요? 확실한 건 지금의 선택과 결단, 그리고 실행이 그때의 나를 결정한다는 점입니다.
최근에 마음에 새긴 라틴어 문구가 있습니다. 바로 “무타티스 무탄디스(Mutatis Mutandis)”입니다. 이는 “바꿀 것을 바꾼 후에” 또는 “필요한 변경 사항을 수정하여”라는 뜻을 가집니다. 변화란 기존의 틀을 완전히 깨는 게 아니라, 그 안에서 작은 조정을 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많습니다.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실패는 하지 않은 작은 결정들이 모인 결과이고, 성공은 실행한 작은 결정들의 합이라고들 하죠. 우리의 인생도 작은 걸음들이 모여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새로운 한 해, 작은 변화를 향해
연말이 다가오면 누구나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거창한 목표’ 대신 삶에 필요한 ‘작은 변경’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하루하루 작은 선택과 변화가 쌓여, 10년 후 더 나은 나를 만들어 줄 것입니다.
“무타티스 무탄디스.”
이 문구를 마음에 새기며, 다가오는 한 해를 설계해 보세요.
작은 변화가 우리의 삶에 큰 차이를 가져올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