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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지 Jun 21. 2024

뜨거워질수록 온도와 함께 오르는 것은?

  아스팔트 위로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그걸 가만히 보고 있자니 눈앞이 아른거렸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흐르고 열기가 몸을 덥혔다.


  휴대용 선풍기를 꺼내 들었다. 보통 7월은 되어야 꺼내는데, 올해는 유독 더위가 빨리 찾아온 느낌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2024년 6월 19일 엊그제는 기상관측 이래 6월 중 가장 더운 날로 기록됐다. 하루에만 전국 97개 기상 관측 지점 중 35곳에서 역대 6월 최고 기온 기록이 경신됐다.


  기상청 분석에 따르면 6월부터 8월 사이 올여름은 작년보다 덥고 많은 비가 내린다고 한다. 폭염과 폭우는 ‘기후 플레이션’을 발생시킬 수 있다.


  기후 플레이션이란, 기후(climate)와 고물가(inflation)의 합성어(climateflation)로, 지구 온난화에 따른 물가 상승을 일컫는 신조어다.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에는, 기후변화로 온도가 높아지면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실제로 설탕, 올리브유, 커피와 같은 원재료가 이상기후로 인해 작황이 부진해지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주요 설탕 수출국인 인도와 태국의 경우, 엘니뇨 현상에 따른 가뭄으로 인해 설탕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세계 최대 올리브유 수출국인 스페인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극심한 기후변화와 폭염으로 인해 생산량이 절반 가까이 줄면서 올리브유 가격이 폭등했다. 주요 커피 생산지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역시 가뭄으로 인해 생산량이 줄었다. 이렇게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면 이는 곧 상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해가 바뀔수록 기후변화가 체감되는 삶을 살고 있다. 단순히 몸으로 느끼는 온도뿐 아니라, 당장 먹고사는 문제까지도 영향을 받고 있다.


  반면 언젠가부터 ’기상관측 이래‘, ’역대 최고치‘ 등 이러한 수식어가 주는 경고 메시지에 조금씩 무뎌지는 듯하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 우리의 경각심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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