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포드 Oct 12. 2024

비수면 위내시경 도전해 볼까요?





건강검진을 받아야 하는 시기가 돌아오게 되면 가장 부담 것은 아마도 몸속 깊은 곳까지 내시경을 집어넣어야 하는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 검사일 겁니다...


주사 한번 맞으면 끝나는 다른 검사들과는 달리 이 내시경 검사들은 받기 며칠 전부터 음식 조절도 해야 하고 하루하루 조여오는 압박감과 혹시 검사 결과에 뭐라도 나올까 봐 스멀스멀 긴장까지 피어오르기 때문이죠.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내시경에 대한 공포심을 굳이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보통은 비용을 더 지불하고서라도 수면 내시경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이 내시경에 대해서 이상한 도전의식을 가지고 있는 한 사람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저입니다.


저 같은 경우 첫 번째 위내시경부터 호기롭게도 비수면 내시경을 선택했는데 이유는 마취제를 맞고 기절하는 게 마음에 안 들기도 했고 매일 같이 각양 각색의 음식들이 목구멍을 통과하는데 저런 노즐 하나 못 집어넣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결과적으로 저는 첫 번째 위내시경을 꽤나 잘 참아냈고 검진을 담당했던 내과 원장님은 저에게 타고난 내시경 체질이라며 경의를 표하셨습니다. 재능이 뭔가 이상한 쪽으로 새나간 것 같지만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뒤 몇 년 후에는 대장 내시경 또한 비수면으로 받으면서 두 가지 내시경 모두 수면 없이 정복하게 되었으니 경험을 토대 삼아 비수면으로 내시경을 받는 몇 가지 팁을 적어보도록 할까 합니다.




비수면 위내시경을 받을 때는


일단 스스로가 비수면에 적합한 체질인지 간접적으로 체크해 볼 필요가 있는데 양치질을 할 때 칫솔로 혀의 뿌리 부분까지 칫솔질을 하고도 잘 견딜 수 있다거나 손가락을 목젖을 통과해 그 뒷부분까지 넣고도 참을만하다면 비수면 내시경에 도전해 볼 만한 기본 자질을 갖췄다 할 수 있겠습니다.




Step 1 병원 선정하기


일단 병원을 잘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죠. 비수면 내시경의 경우는 맨 정신으로 받아야 하는 검진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숙련된 전문의의 섬세한 테크닉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대학병원과 같은 큰 병원의 경우 시설은 물론 좋겠지만 마치 공장 라인처럼 검진자들이 정해진 코스를 따라 이동하는 식으로 검진을 받기 때문에 많은 의사들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경험 많은 과장급 의사들보다는 경험이 적은 젊은 의사들이 주로 배치되어 있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는 고통스러운 검진이 될 확률이 상승합니다.


따라서 비수면 내시경의 경우 대학병원보다는 본인의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 관록 있는 의원급 추천하고 싶네요.


그런 의원급 병원의 경우 시설은 좀 떨어질 수는 있어도 여러 병원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의사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잘만 알아보고 간다면 상당히 노련한 손길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Step 2 내복약 및 주사


일단 위내시경실로 안내를 받으면 액상으로 된 약을 2가지 마시게 되는데 위를 진정시키고 식도의 감각을 없애는 역할을 하는 약들이죠. 


첫 번째 약은 그냥 바로 삼키면 되고 맛도 딸기향 비슷합니다만 두 번째 약은 누워서 천장을 보고 입안에 고이게 한 채로 몇 분 유지하다가 간호사의 지시에 따라 삼키게 되는데 이 두 번째 약은 뭔가 걸쭉하기도 하고 인체 구조상 누워서 삼키게 되면 위가 불편해질 수 있으니 잠시 일어나서 앉아 삼키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런데 일어나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 간호사들도 있으니 그것은 상황에 맞게...


그 외 그날따라 위장의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다고 느껴지면 위장의 긴장을 풀어주는 주사를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Step 3 마음가짐과 호흡


인체는 뇌와 가까운 곳에서 불안요소가 일어날수록 공포심이 더 커진다고 하죠. 


사람들이 이가 썩어 문드러지도록 치과를 안 가고 버티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고 합니다.


같은 맥락으로 위내시경과 대장 내시경 중에서는 위내시경이 검진 시간이 압도적으로 짧습니다만 압박감은 오히려 더 클 수 있습니다. 눈앞에서 내시경을 들이대는 데다 뇌와 감각을 밀접하게 공유하는 위장이니까요.


따라서 마인드 컨트롤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검사를 기다리는 동안 긴장에 잠식 당하지 않도록 최대한 머리를 비우고 심호흡을 하며 평정심을 유지합니다.


숨만 크게 잘 쉬어도 구토감이 상당수 감소합니다. 검사가 시작되고 내시경을 잘 삼켰다면 그다음부터는 몸에 힘을 빼고 심호흡을 합니다. 구토감이 몰려온다 싶으면 있는 힘껏 숨을 들이켜 보세요. 구토감이 잦아들 겁니다.


그렇게 호흡에 집중하다 벌써 끝났나 싶을 정도로 어느새 검사가 끝나있습니다.




물론 다 싫고 그냥 수면으로 받겠다 하는 분들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체질로 인해 수면마취를 받지 못한다거나, 시간 관계상 빨리 검사를 마쳐야 한다거나, 추가 비용 없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검사를 받고 싶은 경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아이폰 XS에서 아이폰 16 Pro으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