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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그네 Dec 17. 2024

[역사속의오늘사건] 1770년 12월 17일

악성 베토멘이 태어나다

인류의 역사는 바로 음악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역사 적으로 어느 나라, 어느 문화, 어느 시대에도 음악이 존재 하지 않았던 적은 없다. 음악의 역사는 편의상 로마네스크(500~1000), 고딕(1100~1430), 르네상스(1430~1600), 바로크(1600~1750), 고전주의(1750~1820), 낭만주의 (1820~1900), 20세기 현대 음악으로 시대적인 분류를 한 다. 베토벤(1770~1827)은 시대적으로는 고전주의와 낭만 주의에 걸쳐 활동하였다. 고전주의 이전의 음악이 베토벤에 의하여 집대성되었으며 낭만주의 이후의 모든 음악의 뿌리를 이룬다는 점에서 가장 위대한 음악가 중의 한 사람으로 평가된다. 


베토벤은 1770년 12월 16일 독일의 본에서 태어났다. 조부 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은 성악, 오르간연주, 합창지휘 등을 하다가 나중에는 궁정악장이 되었다. 베토벤은 조부의 이름을 그대로 이어 받았다. 아버지 요한은 어려서부터 좋은 음성을 지니고 있었 다. 10세 때에 정기적으로 학교에서 개최되는 연극에서 가수로 뽑혀 노래를 부른 적이 있으며, 이 후에 조부 루드 비히가 직접 요한의 음악 공부를 담당하였다. 주로 성악과 피아노를 가르쳤으며 바이올린에 대한 교육도 받았다 는 기록이 있다. 나중에 궁정음악가가 되어 테너가수로 일하게 되는데, 비교적 훌륭한 음악선생이었던 것으로 기록이 되어 있으나, 말년에는 술중독증에 걸려 가장으로서 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베토벤의 나이 22세 때에 사망하였다. 


베토벤의 어머니 마리아는 원래 시종무관과 결혼하였는데, 남편이 사망한 후에 베토벤의 아버지인 요한과 1767년에 재혼하였다. 베토벤 이 17세 때에 페결핵으로 사망하였다. 어린 본 시절 베토벤은 많은 스승을 사사하였다. 이덴, 파이퍼, 로바티니, 코흐, 리이스, 젠저, 네페등을 사사하는 데 특히 네페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 시기를 본 시절이라고 한다. 하이든의 초청으로 1791년 비엔나로 유학 을 떠나게 되는데 비엔나 시절은 3기로 구분하여 베토벤 음악의 발달단계를 설명한다. 

베토벤의 제1기(1793~1802)는 모차르트, 하이든 등 선배음악가들의 음악적인 경향을 모방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베토벤은 하이든, 쉥크, 알 브레헤츠버거, 살리에르를 사사했다. “피아노 소나타 제1, 2, 3번” “가곡 아델라이데”, “피아노와 첼로를 위한 두 곡 의 소나타”, “피아노, 오보에, 클라니넷, 바순 그리고 혼을 위한 5중주곡”, “피아노 협주곡 1번”,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 “피아노 소나타 제9번과 10번”, “교향곡 제 1번”, “피아노 협주곡 제 3번” 등이 이 시기에 발표된 곡들이다. “발레 음악,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봄”, “피아노 소나타 제14(월광)” 등이 이 시기의 곡들이다. 1802년 하이리겐스타트에서 요양 도중 베토벤은 심각 한 고민에 빠져 죽을 결심을 하게 된다. 그 너무나도 유명 한 “하이리겐스타트의 유서”가 이 때에 쓰여진다. 이 유 서에서 베토벤은 왜 자신이 자살을 포기하는가에 대한 답 은 기록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이 사건이 베토벤의 정신 적 발달, 인격적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즉 자신에 게 주어진 ‘가혹한 운명’에 대하여 좌절하고, 수동적으로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가혹 한 운명’을 통하여 보다 높은 인격적인 성숙을 성취하고 또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취할 것을 스스로에게 다짐한 계기가 되었으며, 이것이 이후의 그의 작품에 잘 반영된다.

베토벤의 제 2기(1802~1814)는 하이리겐슈타트의 유서 이후 약 12년 동안을 제2기 외향화시키라고 이른다. 모차르트나 하이든 등 선배 음악가들의 영향 에서 완전히 벗어나 베토벤 자신의 음악세계를 펼쳐나가 는 시기이다. 정신적인 위기를 벗어난 베토벤의 심리상태 가 잘 묘사되어 있는 시기이다. 소위 ‘걸작들이 숲을 이룬 다’고 일컬어지는 시기가 바로 이 시기이다. 자신이 처한 운명이나 정서적인 상태를 외부로 표출시키는 특징이 있 다고 하여 외향화 시기라고 부른다. 감미로운 2곡의 로만 스(F장조,G 장조), “교향곡 2번”, “오라토리오, 감람산의 그리스도” 최고의 바이올린 소나타로 알려진 “바이올린 소나타 9번(크로이체르 소나타)”, “피아노 소나타 21번”, 교향곡의 역사에서 혁명을 일으킨 “교향곡 3번(영웅교향 곡)”, 피아노 소나타로는 최고의 걸작으로 일컬어지는 ‘피 아노 소나타 제 23번(열정소나타)’가 이 시기에 작곡되었 다. 교향곡의 대명사로 불리는 “교향곡 제 5번, 운명교향 곡” 인간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교향곡 제 6번, 전원교향 곡”, “피아노와 합창과 관현악을 위한 합창 환상곡”, 피아 노 협부곡 분야의 황제, ‘피아노 협주곡 제 5번’, ‘에그몬드 서곡’, “피아노 소나타 제 26번(고별)” 등 그야말로 걸작 들이 잇달아 작곡되었던 시기였다. 

베토벤의 제 3기(1815~1827)는 내향화 시기라고 하여 제2기의 격동적 인 감정의 표현과 외적인 힘(External power)에서 점차 내성과 성찰을 특징으로 하여 내면적 힘(Internal power) 을 갖는 형태로 변화가 일어난다. 1816년에 이르러서는 베토벤의 관심이 다시 바로크시대로 되돌아가서 바하와 헨델의 음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다. ‘피아노와 첼로를 위한 2개의 소나타’, ‘멀리 있는 애인에게’가 작곡되었다. 1820년부터 1822년까지는 피아노 소나타가 집중적으로 작곡되어 최후의 피아노 소나타 제30번, 31번, 그리고 32 번이 작곡된다. 이 곡들은 모두 깊은 성찰과 명상에 잠긴 상태에서 작곡된 곡들로서 외적인 힘보다는 내적인 힘을 느끼도록 해 주는 곡들이라 할 수 있다. “장엄미사”, ‘교향 곡 제9번(합창교향곡)’도 이 시기의 곡이다. 1825년과 1826년은 주로 현악 4중주곡을 작곡하였다. 현악 4중주곡 제12, 13, 14, 15, 16번이 잇달아 발표되었다. 이 곡들 모두 극도의 성찰을 통하여 “완벽한 자유와 심적인 평화”를 성 취한 작품들이다. 조용히 흐르나 그 속에서 엄청난 “내적 인 힘”을 지닌 곡들이라 할 수 있으며 모든 복합적인 감 정이 하나로 통괄된 곡들, 인격적으로 성인의 경지에서만 이 나올 수 있는 음성이라 할 수 있다. 악성으로서의 베토벤, 그 교훈 베토벤은 “樂聖” 즉 “음악에 있어서의 성인”이라고 불리고 있다. 

베토벤이 일생동안 가장 애착을 가진 주제는 “영웅주제(Hero theme)"였다. 영웅주제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 여 모든 사회 모든 종족에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주제로서 인간 심성의 원형(archetype)이라고 할 수 있다. 영웅주제 는 공통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탄생(Birth)- 죽음(Death)- 재생(Rebirth)의 3구조이다. 즉 영웅이 태 어나는 과정이 있고, 상징적 의미에서의 죽음을 경험하고 이를 통하여 부활의 과정을 거침으로써 영원한 삶을 얻는 존재를 이른다, 즉 보편타당한 가치를 위하여 스스로를 버림으로써 영원한 삶을 얻는 존재가 영웅이다. 작곡 분 야에 있어서는 제3번 영웅교향곡이 대표적이다. 이 교향 곡은 제1악장이 ‘영웅의 탄생’, 제2악장- 영웅의 죽음(장 송행진곡), 제3악장- 영웅부활의 준비단계, 제4악장- 영 웅의 부활, 재생의 구조를 갖는다. 같은 주제를 가지고 베 토벤은 피아노 변주곡으로 만드는데 바로 ‘영웅주제에 의 한 피아노 변주곡(Op. 35 1802)', 발레음악인 ’프로메테우 스의 창조물(Op. 43, 1801)이다. 이 외에도 코리올란 서곡 (Op. 62, 1807), 애그몬트 서곡(Op. 84, 1810), 웰링톤의 승 리(Op. 91, 1802) 등이 영웅을 주제로 한 곡들이다. 베토벤인 경우 실제 자신의 실질적인 체험(1802년의 하이리겐슈타트의 유서를 이름)을 통하여 거듭나는 계기 가 된 바 있다. 즉 베토벤 자신의 삶 자체가 영웅적인 삶 이라고 할 수 있다. 1827년 3월 26일, 이 위대한 음악가는 세상을 떠나고, 29일 장례식이 거행되었다. 베토벤은 자신의 삶이나 음악에서 “삶과 죽음”이라는 인간의 궁극적인 과제를 합일시킴으로써 “영원한 삶”을 얻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베토벤은 과거의 인물이 아니라 현재 이며 또 미래의 인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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