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좀 더 현실적인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해볼까 해.
회사생활도 오래 했고 직책도 올라가고 함에 따라 내 부서에 있던 다른 부서에 있건 심지어 다른 회사에 있는데도 커리어 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 그때마다 내가 강조하는 것은 너의 커리어는 결국 레쥬메라는 거야.
정말 관심 있는 부서에 자리가 생겼는데 부서 매니저의 평판이 안 좋은데 어쩌죠? 이 부서가 힘들기로 유명한데 어쩌죠? 같은 질문에 내가 하는 대답은 아무도 매니저이름을 레쥬메에 적지 않고 네가 알마나 바쁜지/안 바쁜지 적지 않는다고. 이게 당신이 가고 싶은 길이라면 가는 게 맞다고. 매니저가 언제 바뀔지도 모르는데 그 포지션에서 일을 배우는 게 우선이라는. 그만큼 커리어에서는 하는 일이 우선이고 그 일을 하면서 배운 스킬들이 가장 중요한 거라고.
메니징 하는 인원이 많기도 하고 부서의 시니어 리더로서 많은 채용과정에 관여하기에 그동안 내가 느낀 몇 가지 팁을 공유해 볼게.
1. 뽑는 포지션의 Job Description을 완전히 숙지하기
종종 은행권의 포지션이기에 다른 은행에서 현재 일하는 많은 뱅커들이 지원하는 경우가 많아. 내가 뽑는 일과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던 사람들이. 물론 포지션 자체가 제너럴리스트 포지션 (Chieff of Staff 같은) 이면 모를까 뽑는 사람의 가장 큰 목표는 당장 들어와서 바로 Contribution 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해. 한국사람들은 보통 회사이름으로 검색을 주로 하는 거 같아 하지만 정말 취업의 확률을 높이고 싶다면 링크드인 같은 잡사이트에서 자신의 과거직무나 가지고 있는 스킬로 검색하는 걸 추천해.
2. 레쥬메는 항상 포스팅된 포지션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하기.
올초에 팀원을 뽑기 위해 포스팅을 하나 열었는데 인사과에서 1차 스크린을 했음에도 2주 포스팅을 마쳤을 때 500개가 넘는 레쥬메가 들어왔어. 물론 최근 잡마켓이 안 좋은 영향도 있었을 거야. 팀의 4명의 VP들이 나눠서 첫 레쥬메 리뷰를 했지만 현실적으로 일인당 100개가 넘는 레쥬메를 리뷰한다면 첫 1-2분에 훑어볼 때 누구를 패스할지 아닐지가 가려져. Required skills랑 어떤 직무인지를 확실히 파악하고 자신이 과거에 한일과 조금이라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면 그걸 강조해야 해. 만약 포지션이 Python, SQL 같은 프로그래밍 스킬을 원한다. 그럼 그 스킬들을 자신의 레쥬메에서 가장 잘 보이게 한눈에 들어오게 만들어야 해. 웬만하면 가장 윗줄에. 당연히 사람의 눈은 레쥬메를 읽을 때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며 읽어. 첫 한 장의 위 1/3안에 뽑는 사람이 찾는 키워드가 안 보이면 힘들다고 봐. 자신이 경력직이라면 절대 한국식으로 학력을 가장 위에 절대 쓰지 마. 무조건 관계된 경력이 가장 위여야 해 아니면 자신이 가진 스킬이 가장 위에 올라오게. 이때 만약 전전의 직무가 현재 지원하는 직무랑 비슷하다면 꼭 시간순으로 나열하지 말고 그것부터 가장 위에 올리는 걸 추천해.
다시 말하지만 1-2분 쓱 훑어볼 때 눈에 드는 게 가장 중요해. 그러니 조금이라도 과거해 본 일과 비슷할 땐 밑줄을 긋던 굵은 글씨로 보이게 하던 꼭 그 부분이 눈에 띄게!
3. 웬만하면 1장으로.
다시 말하지만 자세히 레쥬매를 리뷰할 시간이 없어. 자신이 레쥬메를 보고 과감히 이 포지션과 관계가 없다면 지워버려. 난 이제 인더스트리 경력이 18년 정도 되다 보니 주니어 때 경력은 아예 적지를 않아. 그리고 지난 5년의 경력이 아니면 직책/회사/그리고 한 문장 정도 가장 키포인트만 적어. 3-4장짜리 레쥬메나 CV를 보면 공통점은 첫 1-2분 안에 내가 찾는 키워드가 보이지 않고 정리가 되어있지 않은 관심 없는 경력들의 나열인 경우가 많아.
4. 화려하고 추상적인 단어의 나열보다 간결하게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만약 측정이 가능하다면 객관적으로 보일 수 있는 성취한 것을 적어.
Analyst/Associate을 뽑는 레쥬메를 볼 때 Successfully launched XXX project levergaging sophisicated machine learning algorithm 같은 온갖 미사여구가 적힌 표현을 종종 봐. 솔직히 뽑는 사람이라면 주니어포지션으로 이걸 런치 했다고 믿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거야. 당연히 큰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리더들과 비즈니스 파트너들의 도움으로 해낸 거겠지.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레쥬메를 1장 안으로 만들려면 한 문장 한 문장이 중요한데 이건 그냥 그 한 문장을 낭비한 경우야. 차라리 Led XXX project from YYY department by providing ZZZ analysis with XG boost technique. The project is expected to contribute $X of profit in the next 3 years while reducing operational expense by 30%. 같이 측정가능한 결과와 구체적으로 자신의 롤이 무엇이었는지가 더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야.
5. 아직 학교에 있다면 학교에서의 프로젝트 중 이 포지션과 관계가 있는 프로젝트, 인턴쉽 또는 수업에서 배운 관계있는 스킬을 강조해. 이런 거 하나도 접점이 없는 아이비리그 학교와 높은 학점 레쥬메보다 훨씬 눈에 들어와.
생각보다 미국인들도 레쥬메를 잘 못쓰는 경우가 많아. 그냥 자기 여태까지 경력을 시간순으로 나열하기만 하는. 그것보다 좀 서툰 표현이 보여도 뽑는 사람이 보고 싶어 하는 키워드가 보기 좋게 읽기 쉽게 정리된 레쥬메가 훨씬 눈에 띄는 레쥬메야. 도움이 되었기를. 다음은 네트워킹에 대해 이야기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