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
최근에 한국에 남녀 간의 대립이 많다고 합니다. 성차별이니 역차별이니 말이 많습니다. 서로 F니 T니, 지금까지 많이 받았잖아! 나는 안 받았는데? 뇌가 비었네, 이해력이 딸리네, 등등... 서로 일부의 행위, 현상, 사실들로만 치고 박습니다.
정말 그런 것들이 중요할까요? 누가 무엇을 더 받고, 덜 받고 하는 건 중요한 게 아닐 지도 모릅니다. 결국에는 모두가 만족하는 결론 같은 것은 결코 나올 수 없으니까요. 애니메이션 Zootopia 보셨나요? 토끼와 여우가 주인공으로 나오고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이 반목을 하고, 오해를 하고, 결국에는 음모가 밝혀지고 서로 다시 화합합니다. 그런데, 그 애니메이션과 달리 육식 동물과 초식 동물 개개인이 모두 행복한 결론이 존재할 수 있을까요? 육식 동물은 초식 동물을 먹어야 삽니다. 초식 동물을 만족시키겠다고 육식동물이 굶으면 육식 동물에게 불공평하죠. 그렇게 태어 났는데요. 그렇다고 육식동물에게 먹이기 위해 초식동물을 죽인다? 그럼 초식 동물에게 불공평하죠. 남녀 문제는 다르다고요? 정말 다를까요?
누가 육식이고 초식이고는 따지지 맙시다. 그런데 신체적인 차이점과 정신적인 차이가 있다는 건 다들 동의 하잖아요? 내가 상대방을 다 이해한다? 그건 오만이자 가능하지 않은 일입니다. 같은 성별을 가졌더라도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힘든데, 다른 호르몬에 의해 평생 다른 것을 봐오고 경험한 개체들 간에 100% 이해가 존재할 리 없죠. 마치 육식 동물이 초식동물을 이해한다는 말과 같은 말이 될 거예요.
그럼 어쩌자고?
다르니까 평생 서로 이해하지 않고 이대로 가자고?
물론, 그건 아니죠. 일단 우리가 다르고, 상대방을 다 이해하지 못한다는 걸 받아들이자는 거죠.
심리치료에서도 가장 처음에 하는 건 본인의 상황을 받아들이는 거예요. 내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직시하지 않는 이상 개선은 힘든 일이죠.
모른다는 것을 받아들이면,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뭘까요? 네. 바로 배우는 거죠. 충분히 "납득"할 만큼 경험을 하고, 지식을 축적하는 겁니다. 상대방에 대해 알고 싶으면요? 네. 시간을 함께 보내야죠. 싸우기도 하고, 즐거운 시간도 보내고, 토론도 하고, 약점도 보고, 강점도 보고...
하지만 요즘 보면, 모두 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것 같습니다. 미디어가 발달하고, 드라마, 유튜브, 소설, 만화 등등 수 많은 매체로 경험한 것들이 마치 "사실"인 양 받아들여 집니다. 그래서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하게 합니다. "이해"를 하고 있긴 하겠죠. 그런데 우리의 "이해"가 결국 내가 "경험했던" 기억에서 오는 거라면요? 내 경험이 충분하지 않았다면요? 내 경험이 충분했다면 상대방이 왜 화를 내는지 알고 그 상황을 피할 수도 있었을텐데, 왜 아직도 서로 싸우죠? 상대방이 하도 말이 안통해서 싸운다고요? 나에게는 하나도 안 주려고 하고 자기만 아득 바득 이득을 보려 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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