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연애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첫 주제는 '연인의 휴대폰을 봐야 할 이유'다. 많은 연인들의 갈등 소재고, 이로 인해 이별하는 연인들도 많은 것 같다.
우선 생각해 보자. 우리는 왜 연인의 휴대폰을 봐야 할까? 사람들이 말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애인의 바람이 의심된다.', '애인이 행동으로 신뢰를 보여주지 못한다.' 등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그 무엇도 연인의 휴대폰을 보는 걸 정당화할 수 없다.
휴대폰은, 엄밀히 말하면 '사생활의 정수'이다. 다른 사람과의 대화, 나의 알고리즘과 같은 취향, 다양한 흑역사와 사진들 등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이 존재하기 충분한 공간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너는 왜 휴대폰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해? 뭐 숨기는 거 있어? 바람피워?'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접근이다.
그래, 숨기는 것이 있을 수 있다. 친구들과 하는 날것의 대화, 부모님과의 개인적 이야기들, 다양한 흑역사가 저장된 사진첩, 좋아하는 연예인이 뜨는 유튜브 알고리즘, 사생활이 담긴 SNS 비밀 계정 등등 그게 무엇이 되든 당신의 연인은 숨기고 싶은 것이 있을 것이다. 의심이 되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한다. 그렇지만, 그것이 연인의 휴대폰을 봐도 되는 이유는 아니다. 냉정하게 말해보자면, 연인의 휴대폰을 봐서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나 가정해 보자. 의심이 되어서 휴대폰을 봤을 때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면, 당신은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까? 혹시 숨겼나, 지웠나, 다른 수단이 있나 의심하지는 않을까? 당신은 결국 휴대폰을 확인하더라도 연인을 오롯하게 믿지 못할 확률이 높다. 연인을 믿었으면 애초에 휴대폰을 확인하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결국, 이러한 행동은 상황을 악화시키기만 할 뿐이다. 바람피우는 장면이 목격된다면 헤어질 테고, 목격되지 않는다고 해도 당신은 신뢰를 잃은 후일 것이다. '상대가 나를 믿지 않는다.'는 생각을 연인에게 심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당당하면 까 봐.'라는 태도를 고수하고 싶다면, 당신과 같은 사상을 가진 사람을 만나는 것을 추천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숨기고 싶은 사생활이 있기 마련이고, 당신은 그의 사생활을 무시하고자 하는 상황이니 신뢰 이전에 연애관의 차이다. 결국 나머지 연애도 순탄치 않게 흘러갈 확률이 높다. 또한, 연애 중 연인이 의심된다면 그냥 헤어져라. 당신에게 충분한 믿음을 주지 못하는 사람과는 연애를 지속하지 않는 것이 옳다.
그러나, 가장 강조하고 싶은 점은 따로 있다. 모든 인간관계는 불안을 내포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 친구도, 연인도, 가족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이러한 불안을 안고 살아가야만 한다. 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상대의 모든 것을 눈 안에 담고자 하는 것은, 삶에 있어서도 그리 좋은 태도가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상대의 모든 것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숨기고 싶어 하는 것이 있다. 결코 알아낼 수 없는 사실에 집중하고, 그를 쫓다 보면 우리는 우리의 행복을 뒷전에 둘 수밖에 없다. 영원히 해소되지 않을 불안을 안고, 존재하는지도 모를 진실을 쫓으며 살게 되는 것이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숨기고픈 사실이 있는 것처럼, 타인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자신의 행복을 뒤돌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