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걷다,타다..랄랄라 산티아고길(28)/스톱!다시 버스행

최선을 다한 길 위의 하루였다고..

by 호히부부

<히>


쉬어야 달린다는 말이 있듯이

아직도 순례길이 반이나 남은 먼길을 위해 3일을 레온에서 쉬었다.

''의 무릎상태가 여전히 오르내리는 길은 구부리는게 좀 힘든 상태이지만

그래도 잘 쉬었으니 천천히 가보기로 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오늘은 아스트로가까지 50여km를 건너가보기로 했다.

물론 버스타기와 걷기를 반반씩 섞어서.


도시라 버스타기가 수월한 데다 한참동안 순례길이 대도시 도로변을 걸어나가야 하므로

안그래도 이 구간은 순례자들이 버스로 이동 후 적당한 곳에서부터

걷기를 시작하기도 하는 구간이다.


20여km를 버스로 슝~ 달려와 호스피탈 데 오르비고에서부터 걷기 시작했는데

며칠만에 길 위에 서니 기분이 너무 상쾌하다.

역시 순례자는 산티아고를 향해 한걸음씩 걸어나갈 때가 가장 충만하고 행복한 듯.


그러나 이 행복도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

돌자갈 길을 한시간 이상을 걷다보니 ''의 무릎이 어느새 또 균형을 잃고 절뚝거린다.

며칠이나 애써 쉬었으니 그래도 좀 좋아졌으리라 내심 기대를 했는데.ㅠ


하는 수 없이 마을 카페에서 물어 버스가 다니는 도로로 걸어나갔다.

마을 사람도, 구글맵마저도 버스가 금방 온다고 하는데 한시간쯤을 넋놓고 기다려도 역시나 안온다.

급기야 포기하고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는데 드디어 이눔의 버스가 왔다.


어쨌든 하룻동안 버스를 두번이나 타고 아스토르가 알베르게에 도착했더니 아직 시간이 좀 이른지 숙소 방에 우리뿐이다.

모처럼 여유롭게 침대를 정리한다.


두발로 끝까지 걸어서 오지는 못했으나

그래도 최선을 다한 길 위의 하루였다고

서로 마음을 위로해본다.


레온성당 앞 새벽 하늘을 보며 길을 나선다


레온 터미널, 6시 첫버스를 기다리며


호스피탈 데 아르비고 도착, 알베르게를 찾아 배낭을 맡기고


무릎아 힘을 내자! 아자아자!



이 맛에 걷는다



2013년 순례길 사진에서 본 듯한 풍경도 찍어보고


순례자들 사진도 찍어주고


뭐니뭐니 해도 순례길의 최고 에너지원


그러나 STOP! 다시 버스행


일찍온 순례자들 신발로 가득 차있던 신발장이 오늘은 텅비어 있다^^


어쩌다 이렇게라도 먼저 와서 1층 침대 두개를 찜해놓으니 세상 뿌듯^^


이 빨랫줄을 보니 불현듯 생각났다. 12년전 와본 숙소네!


파란 하늘 아래, 아스트로가 산타마리아 대성당 위용


느낌이 꼭 우리 처지 같은^^




당뇨 20년차 '호'의 혈당일지


아스트로가에 빨리 도착했다지만 숙소침대정리 등을 마치니 오후 3시가 다되어

늦은 점심을 먹었다.

지난번 먹은 정식이 맛없었던 생각이 나 이번에는 신경 좀 써서( 쳇쥐한테 물어^^ )

순례자정식 식당을 찾았다.

값도 더 싸다.13유로.

그린빈처럼 생긴 콩깍지 볶음과 훈제 고기, 그리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이 나왔는데

일부러 조금씩 남겼더니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혈당이 보답해주었다.^^



저녁과 다음날 아침은 (알베르게 주방에서) 레온에서 가져온 음식으로

가볍게(?) 먹었더니 역시 혈당수치가 좋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