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술과 치료 사이에서. 검색만으로는 알 수 없는 좋은 피부과 찾기.
잡지사 마감은 체력싸움이 관건이다. 며칠 째 이어지는 밤샘 작업, 보디빌더 황철순도 이윤석처럼 허약해질 수 있는 시기다. 며칠 째 새벽 1시 퇴근했던 어느 날. 거울 속 내 얼굴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피부가 예민해 가끔씩 트러블이 올라오기도 했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가라앉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단순한 홍조가 아니라 오돌토돌한 발진이 올라오고, 가려움과 따가움이 번갈아 가며 나를 괴롭혔다. 세수를 할 때마다 얼굴이 화끈거렸고, 손끝이 피부에 닿을 때마다 불쾌한 감각이 온몸을 타고 올라왔다. 거울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원래는 그냥 못생긴 아저씨였는데, 이제는 피부까지 뒤집힌 못생긴 아저씨라니.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급한 마음에 검색창에 ‘가까운 피부과’를 입력하고 가장 평점이 높은 곳을 골랐다. 홈페이지를 확인해 보니 세련된 인테리어, 최신식 장비, 그리고 "환자 맞춤형 설루션 제공"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신뢰할 만한 병원처럼 보였고, 리뷰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나는 큰 고민 없이 예약을 잡고 병원으로 향했다.
접수대에서 증상을 설명하자 직원의 표정이 미묘하게 바뀌었다. "치료 목적이신가요?"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해 고개를 끄덕였다. 치료 말고 다른 게 있나. 혹시 이 병원이 제육볶음을 아주 맛있게 하는 맛집이려나. 돌아온 답변은 더욱 뜻밖이었다. "저희는 피부 시술 위주로 진행하고 있어서요. 여드름 압출이나 레이저 시술을 원하시면 상담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그제야 병원의 분위기가 눈에 들어왔다. 접수대 옆에는 각종 시술 패키지를 홍보하는 브로슈어가 빼곡히 진열되어 있었고, 대기 중인 사람들 대부분이 미백, 탄력 개선, 모공 축소 등의 상담을 받는 듯했다. 여기는 '피부과'라기보다는 '피부관리 클리닉'에 가까웠다. 나는 난감한 표정으로 병원을 나섰다.
그 후로도 몇 군데를 더 찾아갔다. 그 과정에서 같은 경험을 반복했다. 어떤 병원은 아예 진료를 보지 않고 시술만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었고, 어떤 곳은 치료도 하지만 미용 시술이 주력이라 내 고민은 뒷전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진료 자체는 가능하지만 대기 시간이 너무 길거나 비용이 터무니없이 비싼 곳도 있었다.
결국 한참을 헤매고 나서야 제대로 된 피부과를 찾을 수 있었다. 의사는 내 얼굴을 꼼꼼히 살펴보며 자세한 질문을 던졌다. 알레르기 반응이 원인이었고, 피부 보호 장벽이 약해진 상태라서 자극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간단한 약 처방과 함께 생활 습관에 대한 조언도 들을 수 있었다. 병원을 나오면서 드디어 안도감이 들었다. 하지만 치료보다 더 기억에 남았던 것은 그 병원을 찾기까지의 과정에서 느낀 허탈함이었다.
분명 ‘피부과’라는 간판을 달고 있지만, 모든 병원이 피부 질환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것은 아니었다. 일부는 시술 중심으로 운영되고, 일부는 특정한 피부 문제에 특화되어 있었다.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단순히 ‘어디에 갈까’가 아니라 ‘어떤 병원을 찾아야 할까’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그날 이후로 나는 피부과를 선택할 때 더 신중해졌다. 단순히 가까운 거리나 높은 평점만 보고 결정하지 않았다. 진료 과목을 확인하고, 홈페이지에서 어떤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지 살펴보며, 환자들의 실제 리뷰를 찾아보았다. 그리고 이 경험을 통해 좋은 피부과를 찾는 법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었다.
만약 누군가가 "좋은 피부과를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묻는다면, 이제는 내가 역으로 물어볼 것 같다. "치료 목적이야?" 피부과는 많지만, 나에게 맞는 피부과를 찾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내친김에 좋은 피부과를 찾는 법을 찾아봤다. 이 과정을 거치면 좋은 병원을 찾을 확률이 조금은 올라갈 것 같아서.
전문의 병원
피부과전문의가 있는 곳을 찾는 게 첫 번째다. 상호에 OO피부과의원이라고 되어 있으면 대부분 피부과전문의가 운영하는 곳이다. 피부과 전문의 병원에는 빨간색 피부과전문의 마크가 있다. 어렵다면 대한피부과의사회 홈페이지에서도 지역별로 검색할 수 있다.
홈페이지
홈페이지 분위기를 보면 어떤 분야를 잘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네이버 지도에서 방문자 리뷰를 통해 후기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 블로그 리뷰는 광고가 많으니 거르자.
시술 전 원장님이 1:1 상담을 해주는 곳
모든 병원이 그렇다는 건 아니다. 상담실장이 모든 걸 결정하고 원장님은 얼굴도 보기 힘든 곳이 많다. 물론 실력 있는 상담 실장님도 많지만, 시술 전에 원장님이 직접 상담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해 주는 곳이 경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같은 원장님이 시술해 주는 곳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경우 한 원장님께 시술받는 게 좋다. 같은 장치를 사용하더라도 사람마다 치료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피부 상태에 따라 방향을 결정하는 곳
상담을 하면 무조건 10회, 20회를 권유하는 병원이 있다. 물론 횟수를 늘리면 비용이 훨씬 저렴해진다. 몇만 원 아끼다가 오히려 돈을 더 쓸 수도 있으니 신중하게 결정하자. 특히 흉터 치료나 색소 치료의 경우 진료할 때마다 피부 진단기나 사진 촬영을 통해 관리 방향을 결정해 주는 병원을 찾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