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을 기점으로 나는 다시 엄마랑 살 수 있었다.
아참 아직까지 등장을 하지 않은 인물이 있는데 나에게는 6살 많은 누나가 있다.
그리고 내가 엄마와 같이 살게 된 날로부터 며칠 후부터 누나도 다시 엄마 집으로 들어와 셋이 같이 살게 되었다.
그리고 아빠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빠와 엄마의 늘 싸우는 주제는 여자 문제였고 아빠는 이미 새로운 가정이 생긴 듯해 보였다.
다시 돌아와 그날부터 나는 다시 동네 친구들과도 놀고, 내가 좋아하는 취미도 갖을 수 있었는데 초등학교 4학년이던 시절의 내 취미는 미니카 경주였다. 한 때 티비에서 유행했던 "달려라 부메랑" 시리즈를 기억하는 사람은 알겠지만 그 시절 초등학생들은 모두 미니카를 가지고 놀던 시기였고 누구의 미니카가 가장 빠른지 트랙 위에서 경주를 하는 대회도 우리 동네에선 유행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나의 뛰어난 집중력과 하나를 정하면 파고드는 성격은 그 때 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것 같다. 아무런 지식 없이 무식하게 여러 기어와 바퀴, 베어링, 모터 등 들을 조합해 가며 빠른 미니카를 만들어 냈고 밤에는 모두 분해해서 정성스레 기름칠을 했으며 시합도중 언제든지 부품을 교체할 수 있게끔 여러 부품들을 그 당시 초등학생이던 내 몸통 만한 가방에 들고 다녔는데 그러한 노력 덕분에 매 주 열리는 대회에서 어린 나이로 중학교, 고등학교 형들 사이에서 당당히 1~2위를 매번 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 시절 다른 장르에서도 또래에 비해 잘하던 것이 있었는데 그건 오락실에서 하는 게임이었다. 지금은 영화관 안에서나 있는 오락실이지만 그 당시에는 pc방이 생기기 전이어서 온동네 어린이들은 모두 오락실로 모였고 자연스레 잘하는 사람 뒤에는 몇 시간이고 구경을 하며 시간을 보내던게 우리 동네 풍경이었다.
그중 우리 동네에서 게임을 가장 잘하는 건 단연 나였다. 그 당시 전투력 측정이라고 할 수 있었던 대표적인 게임이 "던전 앤 드래곤" 이라는 게임이었는데 육성 rpg 장르의 플레이 타임이 굉장히 긴 게임으로 유명했다. 이 게임을 약한 캐릭터로 그것도 1코인(100원)으로 끝판왕까지 잡으면 일명 겜잘알 대열에 스게 되는 것인데 초등학교 4학년 밖에 되지 않은 나이에 1코인으로 끝판왕까지 깨며 당당히 동네에서 게임 잘하는 사람으로 "인증"을 받았던 경험이 있었다.
그 밖에도 "킹 오브 파이터" 라는 격투 게임이 있었는데 1대1 대전 게임이어서 상대방과 겨루면 대부분 이겼는데 게임을 너무 이기다 보니 실제로 상대방한테(고등학생 형) 맞은적도 제법 많았던 것 같다
그리고 5학년이 되었고 대 pc방 시대가, 스타그래프트 시대가 도래하게 되었는데 이 때부터 내 게임실력이 남드름을 눈치채던 시기였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