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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샤 Oct 28. 2024

DAY6 노래, 모르면 유죄

<30일간의 글쓰기 여정> DAY 23 노래

DAY 23 노래_요즘 즐겨 듣는 노래에 대해 써보세요.


노래의 멜로디가 좋아서 자주 듣는 경우도 있지만, 부르는 사람이 좋아서 자주 듣는 경우도 있다. 그 가수가 어떤 노래를 부르든 상관없이, 그 가수가 불러서 좋은 경우다. 내가 노래와 연결된 게 아니라 그 가수와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무정물과의 교감이 아니라 한 시대를 살아갔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과의 인간적인 교감이 노래에 이끌도록 만든다.


벌써 DAY 23, 오늘의 주제는 노래다. 공교롭게도 요즘 즐겨 듣는 밴드의 이름이 'DAY6'다. MBC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출연했던 영케이의 모습을 보고 DAY6의 정체를 추적했다. 2015년에 데뷔한 10년 차 가수로서 아이돌이 아닌 밴드팀이다. 직접 드럼과 베이스를 연주하고 건반을 치며 노래를 부르기에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가 대부분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년으로서 동질감이 느껴지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특히 20년에 선보인 노래 <Zombie>는 강렬한 제목에 이끌려 듣게 되었다.


#어제는 어떤 날이었나, 특별한 게 있었던가

어제는 어떤 날이었나 특별한 게 있었던가가
떠올려 보려 하지만 별다를 건 없었던 것 같아

아주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매일 버티고 있는 모든 현대인들을 위한 노래라는 <Zombie>는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우연히 듣게 되었다. 2015년에 데뷔했지만, 유명한 아이돌에 비해 인지도가 그렇게 많았던 DAY6는 작년과 올해 여러 매체를 통해 인기를 얻어 더 많은 대중에게 알려졌다. 어느 날 우연히 듣게 된 노래에 나도 자연스럽게 유입되었다. 


어제는 어떤 날이었나, 특별한 게 있었던가.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하루를 돌아볼 여유는 희박하다. 정신없이 일어나서 출근을 준비하고, 8시간 근무를 하고, 퇴근하면 녹초가 되거나 남은 하루의 힘을 쥐어짜 자기 계발을 한다. 그렇게 버텨서 맞이한 주말은 눈 한 번 깜박이고 숨 한 번 쉰다는 '순식간'에 지나간다.



#I feel like i became a zombie 머리와 심장이 텅 빈 생각 없는 허수아비

머리와 심장이 텅 빈
생각 없는 허수아비

좀비가 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 머리와 심장이 텅 빈 느낌. 이성적인 사고와 감정적인 느낌이 사라진 좀비와 같이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했다. 요즘 들리는 노래에 아무리 많은 영어 가사가 들어 있다고 하더라고 '좀비'를 넣은 노래는 거의 없다. 자주 쓰지 않는 '좀비'라는 단어를 제목과 가사에 넣은 이유는 신선한 느낌을 주면서 현대인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듯하다.


낮과 밤을 반복하면서 뭔가를 바꾸려 해도 할 수 있는 것도, 가진 것도 없어 보인다는 느낌. 무기력함에 침식되어 의지와 열정이 사그라드는 우리네 삶을 좀비에 비유해 절묘하게 표현했다. 편히 쉬고 싶어도 꿈꾸고 싶어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모습을 그린다.



#다 털어놓고 wanna cry 다 내려놓고 can i cry 마른 내 눈물을 돌려줘

마른 내 눈물을 돌려줘

흔히 영화에서 그린 좀비는 발목이 꺾여 있는 절름발이의 모습에 벌을 받는 듯 양팔을 앞으로 뻗어 있다. 절도 있게 움직이는 강시와 비교하면 사뭇 볼품없다. 주인공들은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좀비를 총으로 쏘거나 칼로 목을 베어야 한다. 죽었지만 또 죽어야 하는 부관참시처럼 또 죽음을 맞이하는 좀비들을 밟고 지나간다.


그런 좀비에게 눈물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노래의 절정에 치닫는 부분에서 눈물을 돌려달라고 말한 이유는 지금은 좀비처럼 살아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으로서 살아가고 싶다는 외침이다. 유정물만이 눈물을 흘릴 수 있다. 부지불식간 온기가 빠져나가는 몸을 바라보며 말라버린 눈물을 갈구하는 가사에 진한 여운이 남는다.




+ 무엇보다 DAY6 4명 모두가 잘생겼습니다. 노래도 좋지만 라이브를 들으신다면 더 큰 매력을 느낄 수 있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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