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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전하는 편지

2024.10.20.

by 파란


내가 사랑하는 너를 붙잡고 늘어지는 구나

나를 사랑할 수록 너를 잠 못 들게 하는 구나


부디 아파하지 말아라

나대신 앞으로 나아가라

그저 낮잠이 아닌 밤에 든 기억들이 늘어나는 것이야


부디 눈물짓지 말아라

나대신 눈웃음을 지어라

웃음과 울음은 쉽게 잠에 들지 않으니


일주일이 무엇인지 모르는 세상을 산책하는 중이란다

변화 대신 변신이라 불러 주려무나


내일도 어제도 오늘인 날들을 강에 띄우는 중이란다

필히 너에게 흘렀으면 하는 구나


사람이 기억으로 정의된다면

나는 대신 너의 정의로 살아가면 되지 않겠냐


나를 보러 온다면

네가 가장 아끼는 나로 골라 업고 와 다오 네가 가장 아끼는 나로 골라 업고 와 다오


라고

전해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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