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국립생태원 생태문학공모전-동시 부문 우수상 선정작
글쎄,
올봄에 새로 이사 온 딱새 부부가 금슬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새벽마다 샘에 나와 목욕하는 부부 말이죠?
저도 멀리서 한 번 봤는데 서로 깃털을 다듬어 주는 모습이 퍽 다정해 보이더라고요.
아기 새들은 어떻고요.
바람이 몰래 엿보고 와서는 말랑말랑한 밤송이를 뒤집어 쓴 것처럼 귀엽다며 한참을 떠들다가 갔다니까요.
그치의 말은 반만 믿어야 해요. 허풍이 어지간히 심해야 말이죠.
맞아요. 맞아.
참, 그 소문 들었어요?
무슨?
글쎄,
바위굴에 사는 고라니 부인이 올가미에 걸려 발목이 잘렸다지 뭐예요.
에구머니, 끔찍해라.
아휴, 말도 마세요.
멧돼지 영감은 한겨울에 먹을거리를 구하러 마을에 갔다가 여태 감감무소식이라잖아요.
정말 큰일이에요.
우리 아이들조차 마음껏 뿌리 내릴 땅이 자꾸만 줄어들고 있으니 말이에요.
왜 아니겠어요?
작년 봄에는 등산객들이 아기 느릅나무 순마저 죄다 뜯어가는 바람에 여름내 몸살을 앓았다지요.
사락사락―
오늘도 뒷산 언덕바지에 키 큰 나무들, 온종일 수다를 떱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