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처음으로 마주한 내 모습
스스로와의 화해 후, 저는 처음으로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모습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외적으로도 그렇고, 내적으로도 그랬지요.
사람들을 만나기보다는 혼자 있기를 선호하고,
도전하기보다는 회피해온 저였으니까요.
하지만 더 이상 제 모습이 부끄럽지는 않았습니다.
그보다는 '개선'시키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죠.
회피한 것들을 하나씩 정복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첫번째 도전: 내 모습부터 꾸미자!
제 변화의 여정은 외모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내 모습부터 바꿔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이 도전들은
단순한 외모 변화를 넘어
자신감과 자기 수용의 여정이 되었죠.
1. 머리 짧게 자르기
첫 번째 도전은 머리를 짧게 자르기였습니다.
그동안 전 항상 똑같은 머리만 고수해왔습니다.
그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서가 아니라,
그저 '가장 안 망할 것 같은', '가장 덜 쪽팔릴'
스타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과감하게 머리를 짧게 잘라달라고 요청했죠.
미용사도 놀랐고, 심지어 다 자르고 나서는
정말 괜찮은지 다시 한 번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결과는 조금 이상했지만(ㅠㅠ),
저는 그 어느 때보다 기뻤습니다.
이것은 남의 시선을 의식한 선택이 아닌,
제 의지로 한 결정이었기 때문입니다.
2. 렌즈 착용하기
렌즈 착용은 정말 큰 고비였습니다.
눈에 손이 닿는 것이 무서워서
렌즈를 사놓고도 몇 개월간 화장실 선반에
보관만 해두었죠.
하지만 이제 회피하기 싫었습니다.
먼저 눈에 손을 대는 연습부터 시작했습니다.
손을 눈에 대는 것이 익숙해지자,
드디어 렌즈를 눈에 낄 수 있었습니다.
그 순간의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죠.
누군가에게는 별 거 아닌 일이었겠지만,
저는 정말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3초면 바로 렌즈를 끼고 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안경이 얼마나 외모에 무서운 물건인지.... 알게되었죠.
3. 눈썹 문신
눈썹 문신도 저를 꾸미기 위한
또 다른 도전이었습니다.
예전의 저였다면
'나 주제에 무슨 눈썹 문신이야'라고 생각했겠지만, 이제는 달랐습니다.
나를 꾸미기 위해
할 수 있는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죠.
여담이지만,
나중에 만난 여친 쿼카가
제 진한 눈썹을 무척 좋아해 주었답니다.
어쩌면 이 작은 변화가
인생의 큰 행운을 불러온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스스로를 꾸미는 재미를 깨달은 나
이 작은 변화들이 모여
제 외적 자신감을 크게 높여주었습니다.
단순한 외모 변화를 넘어,
이후 이어질 수많은 도전들의 기반이 되어주었죠.
이 과정에서 저는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단순히 외모가 잘생겼냐 예쁘냐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을 꾸미고 가꾸는 행위 자체가
자신감 형성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말이죠.
스스로를 가꾸는 노력은 자기 존중의 표현이며,
모든 순간에 자신감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회적 도전: 세상과 마주하기
1. 지인 파티 참석: 낯선 이들을 마주하자
제 사회적 도전은
친구의 지인 파티 참석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평소라면 즉시 거절했을 테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회피하고 싶지 않았어요.
적어도 가서 후회하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파티에 참석했고, 재밌게 잘 놀았습니다.
물론 마지막에 외향적인 친구들만 남았을 때는
쭈구리가 되긴 했지만, 여전히 기뻤습니다.
파티에 참가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저에게는 큰 도전이었고,
이미 임무를 완수한 것이나 다름없었으니까요.
2. 동아리 활동: 회피해온 이들을 마주하자
동아리 활동은 제게 또 다른 도전이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참여를 계속해서 회피해왔습니다.
사람들이 내향적인 절 싫어할까봐 두려웠거든요.
이는 악순환이었습니다.
지나친 불안이 회피를 낳고,
그 회피가 다시 불안을 키우는 식이었죠.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처음으로 용기를 내어 동아리 활동에 참여했죠.
부원들은 저를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오히려 못봐서 아쉽다며 참여를 격려해주었지요.
그들과 함께 팀으로 활동하면서
처음으로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이 경험은 제게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정말 열심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불안과 회피의 고리를 끊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과정에서, 저는 새로운 자신감과 소속감을 발견했죠.
3. 혼자 떠난 해외여행: 낯선 곳을 마주하자
제 도전의 정점은 혼자 떠난 여행이었습니다.
이 여행에서 저는 스스로에게
여러 가지 과제를 주었습니다.
□ 혼자 식당에 가기
□ 혼자 술 마시기
□ 랜드마크 방문하기
□ 낯선 사람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기
등이었죠.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특히 사진 부탁을 할 땐 40분을 넘게 망설였죠.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임무를 수행하기 전까지는
절대 돌아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모든 임무를 수행했죠.
이 여행을 통해 저는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사람들은 제가 진심으로 대하면
똑같이 진심으로 대해준다는 것,
그리고 도움을 요청하면
누군가는 나서서 도와준다는 것을요.
이런 경험들은 제게 용기와 감동을 주었습니다.
여행 중에 현지인 친구도 사귀게 되었습니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진정한 교류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이번 겨울에 다시 만나기로 했는데,
이 또한 저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었습니다.
제 한계를 시험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세상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따뜻하고 친절했고,
저 역시 생각보다
더 용감하고 강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4. 사랑의 도전: 다른 이를 사랑해보자
연애는 제게 또 다른 형태의 도전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저는 '연애는 나중에 해야지',
'연애는 더 준비된 후 해야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 보니, 이 또한 일종의 회피였습니다. 이성에게 거절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그 밑바탕에 있었죠.
그러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더 이상 회피하지 말자고요.
오히려 연애에 도전하는 것이야말로
제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소개팅에 나갔고,
그녀를 만났습니다.
첫 눈에 반했습니다.
지금도 그 순간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우리는 함께하고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만약 제가 그 자리를 피했다면
제 인생에서 가장 큰 행복을 차지하고 있는 그녈
만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에 아찔해집니다.
연애를 하면서 저는 계속해서 성장했습니다.
처음에는 두려워하던 것들이 하나둘 극복되어 갔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과정에서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갔습니다.
한 번도 제 자신을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었는데,
그녀를 만나면서 처음으로
제 속에 따뜻함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누군가가 기뻐할 때 저도 기쁘다는 사실을요.
이전의 저는 연애를 위해
더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연애를 통해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경험은 제게 큰 교훈을 주었습니다.
두려움 때문에 피하고 있던 것들이 실은
우리를 성장시키고 행복하게 만드는 기회일 수
있다는 것을요.
연애라는 도전을 통해,
저는 더 나은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마무리: 깨어진 알들, 그리고 새로운 시작
이처럼 저는 정말 많은 알들을 깼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저 역시 놀랐습니다.
과거의 저는 상상도 못할 도전들이거든요.
이 모든 도전 속에는
보이지 않는 고뇌와 노력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도전을 할지 말지 고민하던 순간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눈치 보던 모습들,
그리고 때로는 기대만큼 일이 풀리지 않아
실망했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단 한 순간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단 한순간도 회피하지 않았습니다.
포기와 회피, 평생을 함께해온 단어들,
이 녀석들은 제게 지긋지긋하니까요.
이 여정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입니다.
앞으로도 저는 계속해서
어제보다 나은 자신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매일 조금씩 성장하며,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이제 저는 확신합니다.
앞으로 그 마주할 어떤 알이든 깰 수 있으리라고.
한 번도 이런 부탁한 적 없지만,
누군가의 인정을 받으려 글을 쓰는 건 아니지만,
혹시 이런 저를,
칭찬해주시지 않을래요?
오늘 하루만큼은 정말
칭찬을 받고 싶은 날이네요 :)